청각장애인 특별공급 제도를 악용해 전국에서 208억 원 상당의 아파트를 불법 분양받은 브로커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북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2대는 주택법 위반 혐의로 총책인 50대 브로커 A씨를 구속하고, 명의 모집책과 명의를 대여한 청각장애인 등 총 40명을 검거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일당은 장애인 특별공급 제도의 심사 기준을 분석한 뒤, 연령과 무주택 기간, 장애 정도 등이 유리한 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명의를 모집해 불법 청약을 진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장애인 특별공급은 일반 청약과 달리 청약통장이 필요하지 않은 점을 악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명의를 빌려준 청각장애인과 함께 직접 분양 신청 현장을 방문하는 방식으로 의심을 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서울 강남의 분양가 24억 원 상당 아파트를 비롯해 서울·경기·인천·대전·부산 등 전국에서 30여 채, 총 분양가 약 208억 원 규모의 아파트를 특별공급으로 분양받았다.
전매 제한이 해제된 이후 분양권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확인된 전매 차익만 약 4억7천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명의를 제공한 청각장애인들은 건당 500만 원에서 최대 2천만 원의 대가를 받았으며, 중간 모집책들은 장애인 1명을 모집할 때마다 약 300만 원의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불법으로 취득한 분양권과 범죄수익에 대해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을 신청했으며, 압수한 자료를 분석해 추가 범행과 공범 여부를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장애인 특별공급 제도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부동산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불법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사회적 배려를 위해 마련된 특별공급 제도가 조직적으로 악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제도 보완과 사후 관리 강화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