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주원 양 유족 “소송상 잘못 숨기고 항소심 수임료 받아”…경찰에 고소
한국미디어일보 디지털뉴스부
학교폭력 피해자 고(故) 박주원 양의 유족이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 세 차례 연속 불출석해 패소를 초래했던 권경애 변호사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14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박 양의 유족 이기철 씨는 전날 서울 서초경찰서에 권 변호사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유족 측은 권 변호사가 1심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자신의 실수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항소심까지 맡아 수임료를 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 유족 “1심 소송상 실수 감추고 항소심 수임”
박 양은 학교폭력 피해를 호소하다 2015년 숨졌다. 유족은 이듬해 권 변호사를 선임해 가해 학생 측과 학교법인, 교직원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유족 측은 당시 소장에 유족의 위자료는 포함됐지만 박 양 본인의 위자료 1억 원과 사망하지 않았다면 얻을 수 있었던 것으로 산정한 일실수입 약 4억8,678만 원에 대한 청구가 빠졌고, 해당 청구가 2020년에야 추가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 측은 특히 이 과정에서 청구권 소멸시효 문제가 발생했는데도 권 변호사가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고 항소심에서도 승소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수임계약을 체결해 440만 원의 수임료를 받았다며 사기 혐의를 주장하고 있다. 다만 이는 현재 고소인 측의 주장으로, 실제 형사책임 성립 여부는 향후 경찰 수사를 통해 가려질 사안이다.
■ 항소심 세 차례 불출석…결국 소송 취하 간주
앞서 권 변호사는 2022년 9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된 항소심 재판에 세 차례 연속 출석하지 않았다.
민사소송법상 일정 요건 아래 양측이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면 소 취하로 간주될 수 있는데, 해당 사건에서도 결국 유족 측 항소가 취하된 것으로 처리되면서 패소가 확정됐다.
더욱이 권 변호사는 이 같은 결과를 약 5개월 동안 유족에게 알리지 않았고, 유족은 상고할 기회마저 잃었다.
■ 대법원, 위자료 6,500만 원 배상책임 확정
유족은 이후 권 변호사와 당시 소속 법무법인을 상대로 별도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지난 5월 권 변호사와 소속 법무법인이 유족에게 위자료 6,500만 원을 연대 배상해야 한다는 판단을 확정했다.
다만 권 변호사가 패소 사실을 뒤늦게 알리면서 작성한 이행각서에 따른 약정금 9,000만 원 부분은 다시 심리하도록 파기환송했다. 이후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지난 7월 약정금 9,000만 원과 지연손해금 등을 지급하라는 화해권고결정을 내렸다.
■ 민사 책임 넘어 형사책임 공방으로
이번 고소로 권 변호사의 재판 불출석 논란은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넘어 형사책임 여부를 둘러싼 새로운 국면에 들어갔다.
쟁점은 권 변호사가 항소심 수임 당시 소송상 문제와 승소 가능성 등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었는지, 유족에게 어떤 설명을 했는지, 그리고 수임료를 받는 과정에서 형법상 사기죄에 해당하는 기망행위와 편취의 고의가 있었는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권 변호사 측은 언론 보도에서 유족의 사기 주장에 대해 “어처구니없는 주장”이라는 취지로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사기 혐의가 인정됐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한편 유족은 권 변호사의 불출석으로 재판받을 기회를 잃은 문제와 관련해 헌법적 판단을 구하는 절차도 진행해 왔다. 지난 6월에는 대법원 판결 중 일부 상고기각 부분이 재판청구권을 침해했다는 취지로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