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빌라와 오피스텔을 처음 구입하는 청년에게 주택가격의 최대 80%까지 대출해주는 정책금융상품을 내년 1월 출시한다. 높은 주거비와 대출 규제로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층을 비아파트 매매시장으로 연결한다는 취지다.
16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부동산 금융 종합대책에 따르면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은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만 39세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한다. 연 소득 7,000만원 이하이면서 가격 4억원, 전용면적 85㎡ 이하인 비아파트를 구입할 때 이용할 수 있다.
대상 주택에는 빌라로 불리는 연립·다세대주택과 주거용 오피스텔 등이 포함된다. 해당 요건을 충족하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최대 80%까지 적용받는다. 주택가격이 4억원일 경우 LTV만 기준으로 계산한 대출 가능액은 최대 3억2,000만원이다.
다만 실제 대출액은 신청자의 소득과 기존 부채, 상환 능력, 담보 평가액 등에 따라 달라진다. LTV 80%가 모든 신청자에게 동일한 한도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적용 금리와 대출 만기, 중도상환수수료 등 세부 조건도 상품 출시 전 확정될 예정이다.
정부는 월 원리금 상환 부담을 서울지역 비아파트 평균 월세인 약 80만원 수준으로 낮추는 방향으로 상품을 설계하고 있다. 장기 분할상환 구조 등을 활용해 청년이 월세를 내는 대신 주택을 매입하고 자산을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이용해 비아파트를 구입하더라도 이후 아파트로 옮길 때 생애최초 주택담보대출 자격을 다시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비아파트 매입이 향후 아파트 구입 단계에서 불이익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려는 조치다.
정부는 청년미래보금자리론과 함께 전세대출과 월세대출 보증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청년 전월세 대출 결합보증’도 내년 1월 내놓는다. 현재는 전세와 월세 보증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지만, 제도가 시행되면 보증부월세 형태의 주택에 거주하는 청년도 두 대출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오는 10월부터는 기존 정책대출의 소득 기준도 일부 완화된다. 신혼부부가 보금자리론을 신청할 때 부부 합산 소득이 기준을 넘더라도 배우자 중 한 명의 연 소득이 7,000만원 이하면 대출 대상에 포함하는 방식이다. 청년층 대출 한도 산정 과정에서는 장래소득 활용 여부와 한도 증가분을 금융회사가 의무적으로 안내하도록 할 예정이다.
청년층의 초기 자금 부담을 낮춘다는 점에서는 지원 효과가 있지만, 상품 대상을 비아파트로 제한한 데 대한 논란도 남아 있다.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와 오피스텔 거래가 위축된 가운데 담보가치 산정과 매각 가능성, 주택 하자 여부를 충분히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주택금융공사 등 관계기관과 상품 구조를 구체화해 2027년 1월 시행할 계획이다. 금리와 최대 대출한도, 주거용 오피스텔 인정 기준 등 실제 이용 여부를 좌우할 세부 조건이 출시 전 어떻게 정해질지가 남은 쟁점이다.
주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