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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9.13㎞ 달리다 취사병 사망…육군, 8사단장 직무배제
입력 2026-08-27 16:54 | 기사 : 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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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이 지난해 폭염 속에서 진행된 부대 달리기 대회에 참가한 취사병이 열사병으로 숨진 사건과 최근 소속 부대에서 발생한 초임 하사 사망 사건 등을 놓고 이수득 육군 8사단장을 직무에서 배제했다. 경찰은 앞서 취사병 사망 사건의 안전관리 책임을 물어 이 사단장을 포함한 군 관계자 4명을 검찰에 넘겼다.

육군은 지난 25일 이 사단장을 직무배제했다. 육군은 부대 지휘와 관리·조치 소홀에 대한 조사와 객관적인 부대 진단 등을 고려한 조치라고 밝혔다. 사단장 직무는 7군단 부군단장이 대리한다.

문제가 된 취사병 사망 사건은 지난해 9월 5일 경기 포천 일대에서 발생했다.

8사단은 6·25전쟁 당시 영천대첩 승전을 기념하기 위해 9.13㎞를 달리는 행사를 진행했다. 당시 부대별 참가율과 완주율에 따라 포상을 주는 방침도 세운 것으로 조사됐다.

이 대회에는 예하 부대에서 취사병으로 복무하던 입대 4개월 차 지수혁 일병도 참가했다. 대회 당일 포천 지역 기온은 약 31도까지 올랐고 습도 역시 약 70%에 달했다.

지 일병은 약 8㎞ 지점에서 쓰러졌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열사병에 따른 장기 손상으로 숨졌다.

경찰 수사에서는 대회 준비 단계부터 안전관리 조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정황이 드러났다.

훈련이나 작전 등에 앞서 위험 요소를 확인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위험성 평가가 실시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참가 장병들이 9㎞가 넘는 거리를 달릴 수 있는 체력과 경험을 갖췄는지 확인하는 절차도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취사병이었던 지 일병은 일반 병사들과 근무 여건도 달랐다. 식사 준비 등으로 일과 중 체력단련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웠고, 대회를 앞두고 실시한 달리기 연습도 연병장에서 약 4㎞를 한 차례 뛴 것이 전부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당일에도 지 일병은 오전 5시30분부터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정리를 마친 뒤 달리기 행사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응급 대응 과정도 수사 대상에 올랐다. 당시 군의관은 현장에 없었고 간호장교는 의료지원이 아닌 대회 참가자로 달리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쓰러진 지 일병은 119구급차나 병원 구급차가 아닌 군 차량으로 처음 병원에 이송됐다. 첫 번째 병원에서 열사병 치료가 어려워 다시 다른 병원으로 옮겨지는 과정도 거쳤다.

경기북부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지난달 이 사건과 관련해 이 사단장 등 군 관계자 4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행사 준비와 진행 과정에서 위험성 평가와 관리·감독 의무가 제대로 이행됐는지를 수사해왔다.

8사단에서 최근 또 다른 사망 사건이 발생하면서 지휘·관리 책임 문제도 다시 불거졌다.

지난 19일 8사단 소속 20대 초임 여군 하사가 경기 양주의 군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군 당국은 정확한 사망 경위와 부대의 고충 처리 및 후속 조치 등을 조사하고 있다.

육군이 이 사단장을 직무배제한 것은 관련 사건을 포함해 부대 지휘·관리 전반을 조사하기 위한 조치다. 직무배제가 형사상 책임을 확정하는 처분은 아니며, 취사병 사망 사건과 관련한 형사 책임 여부는 검찰 수사와 사법 절차를 통해 가려진다.

폭염 속 장거리 달리기를 계획하면서 위험성 평가가 왜 이뤄지지 않았는지, 체력단련 여건이 제한된 취사병의 참가 과정에서 어떤 판단이 있었는지, 현장 의료지원 체계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행사가 진행된 경위까지 군 지휘·안전관리 체계에 대한 규명이 남아 있다.

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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