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희생자 유해가 추가로 무더기 발견되면서, 전남의 하늘길인 무안국제공항의 운영 중단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정부의 하계 정기 항공편 운항 계획에서도 무안 노선이 완전히 제외되자 고사 위기에 처한 지역 관광업계의 비명이 커지고 있다.
22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6년 하계(3월 29일~10월 24일) 정기 항공편 일정' 확인 결과, 무안국제공항 노선은 단 한 곳도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원인 규명과 유해 수습 작업이 길어지면서 공항 폐쇄 조치가 1년 넘게 이어지자, 대형 항공사는 물론 저비용항공사(LCC)들도 무안행 기항지 설정을 포기한 결과다.
지역 여행업계는 그야말로 암담한 심정이다. 차복희 BK공감투어 대표는 "무안공항 재개항과 관련한 범정부 차원의 합의가 전무한 상황에서 정기편 운항이 불가능해진 것 아니겠느냐"며 "패키지 수요가 반 토막 난 상태에서 타 지역 공항을 이용하려 해도 숙박비와 교통비 부담 때문에 여행을 포기하는 손님이 속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업계 내부에서는 사실상 올해 내 개항은 물 건너갔다는 패배주의적 분위기가 팽배하다.
공항 폐쇄가 3개월 단위로 계속 연장되면서 현장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항공기 운항을 위해서는 최소 3개월 전부터 모객 활동이 이뤄져야 하지만, 재개항 시점이 불투명해 상품 개발 자체가 원천 차단됐기 때문이다. 김재국 걸리버여행사 대표는 "오는 7월 재개항에 일말의 기대를 걸었지만 다시 막막해졌다"며 "자포자기 심정으로 정부 처분만 기다리는 처지"라고 말했다.
특히 이정상 유니버스여행사 대표 등 업계 관계자들은 사고 수습과 공항 운영을 분리해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대표는 "사고 책임 규명은 지지부진한데 공항만 1년 넘게 닫아두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지역 여행업계의 생존권이 달린 만큼 정부가 명확한 재개항 로드맵이라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남 지역 경제의 한 축인 무안공항이 멈춰 서면서 누적되는 경제적 손실은 이미 임계점을 넘었다는 지적이다. 유해 발굴이라는 인도적 사안과 지역 거점 공항의 정상화라는 현실적 요구 사이에서 정부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지만, 당장 올여름 휴가철 무안의 하늘길은 굳게 닫혀 있을 전망이다.
참사 현장의 추가 수습 작업 속도에 따라 가을철 동계 일정 포함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나, 현재의 조사 진척 상황을 고려할 때 지역 관광업계의 혹한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