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광의 다음 과제는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관광객 증가가 지역사회와 상권, 도시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함께 살피고, 시민과 관광객이 공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 중요해졌다. 서울시가 ‘지속가능한 글로벌 관광도시 서울’을 주제로 국제관광포럼을 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출처 : 서울특별시청]
서울시는 한국관광학회와 함께 7월 1일부터 2일까지 이틀간 웨스틴조선 서울에서 ‘2026 서울국제관광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포럼에는 국내외 관광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 공공기관, 학계 관계자 등 900여 명이 참석해 서울 관광산업의 미래 경쟁력과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을 논의한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관광 세미나가 아니라 서울 관광의 방향을 점검하는 국제 협력의 장으로 마련됐다. 서울은 K컬처, 미식, 쇼핑, 의료, MICE,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관광 자원을 갖춘 도시로 성장했지만, 동시에 관광객 집중과 지역 상권 변화, 도시 수용력 문제도 함께 마주하고 있다.
특히 관광산업은 양적 성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관광객 수가 늘어나는 것은 도시 경제에 긍정적이지만, 특정 지역에 방문객이 과도하게 몰리면 주민 불편과 임대료 상승, 교통 혼잡, 상권 왜곡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세계 주요 관광도시들이 지속가능 관광을 핵심 의제로 삼는 이유다.
서울국제관광포럼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열린다. 올해 주제는 ‘지속가능한 글로벌 관광도시 서울’이다. 서울 관광의 규모를 키우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관광객과 시민이 함께 만족할 수 있는 정책 방향을 찾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번 포럼은 한국관광학회의 제100회 국제학술대회와 연계해 개최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한국관광학회는 1972년 창립 이후 국내 관광 연구를 이끌어온 학술단체다. 제100회라는 상징적인 학술대회와 서울국제관광포럼이 함께 열리면서, 학계와 행정, 산업계, 국제기구의 논의가 한자리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기조연설자로는 막달레나 세풀베다 카르모나 유엔사회개발연구소 소장이 나선다. 그는 국제 사회개발과 지속가능 발전 분야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설에서는 관광산업의 성장 뒤에 놓인 지역사회와의 관계, 도시정부의 책임, 지속가능한 관광도시를 위한 정책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번 포럼의 핵심은 네 가지 정책 과제다. 첫 번째는 고부가가치 관광이다. 서울은 이미 외국인 관광객에게 익숙한 도시가 됐지만, 앞으로는 단순 방문과 소비를 넘어 서울만의 도시 매력을 깊게 경험할 수 있는 관광 상품이 필요하다. 미식, 예술, 라이프스타일, 야간관광, 프리미엄 체험 등이 고부가가치 관광의 중요한 축이 될 수 있다.
고부가가치 관광은 관광객 수보다 체류시간과 소비의 질을 높이는 전략이다. 짧게 보고 떠나는 관광보다 서울의 문화와 일상을 경험하며 오래 머무는 관광이 도시 경제에 더 큰 효과를 줄 수 있다. 포럼에서는 교토와 오사카 등 해외 선진 도시 사례를 참고해 서울 관광의 질적 성장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두 번째 과제는 지속가능 관광이다. 지속가능 관광은 관광객을 줄이자는 의미가 아니다. 관광객 증가가 지역 주민의 삶을 해치지 않도록 균형을 잡자는 뜻에 가깝다. 오버투어리즘 대응, 지역상권 활성화, 주민과 관광객의 상생, 환경 부담 완화 등이 주요 논의 대상이다.
서울에서도 특정 지역에 관광객이 집중되는 현상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명동, 홍대, 성수, 북촌, 익선동 등은 국내외 관광객이 몰리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이런 곳에서는 상권 활성화와 주민 불편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관광정책이 지역별 특성과 수용력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세 번째 과제는 서울 의료관광이다. 서울은 병원 인프라와 의료기술, K뷰티, 웰니스 산업을 함께 갖춘 도시다. 의료관광은 단순 진료를 넘어 건강검진, 성형, 피부, 한방, 웰니스 프로그램 등과 결합할 수 있다. 다만 글로벌 의료관광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려면 비자, 결제, 통역, 사후관리, 통합 마케팅 체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
이번 포럼에서는 서울 의료관광의 글로벌 브랜딩 강화 방안도 다뤄진다. 비자와 결제 편의성 개선, 민관 협력 기반의 통합 마케팅 전략, 해외 환자 유치 제도 개선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의료관광은 고부가가치 관광과도 연결되는 만큼 서울 관광산업의 중요한 성장 분야로 꼽힌다.
네 번째 과제는 스마트 관광이다. 인공지능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관광산업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여행자는 AI 추천을 통해 일정을 짜고, 실시간 번역 서비스를 이용하며, 도시 정보와 교통·숙박·음식 정보를 한 번에 확인한다. 관광도시는 이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방문객의 편의를 높여야 한다.
서울은 스마트 도시 인프라가 강한 도시다. 이를 관광과 연결하면 외국인 관광객의 이동 편의, 맞춤형 추천, 혼잡도 관리, MICE 산업 디지털 전환, 관광 데이터 분석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이번 포럼에서는 해외 도시의 AI 활용 마케팅 사례와 스마트관광 도시 전략도 논의된다.
MICE 산업의 디지털 전환도 중요한 주제다. MICE는 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를 뜻하는 분야로, 관광산업 가운데 부가가치가 높은 영역이다. 서울은 국제회의와 전시, 기업 행사 유치 경쟁에서 아시아 주요 도시들과 경쟁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행사 운영과 도시 마케팅은 서울 MICE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개회식에서는 서울 관광산업 발전에 기여한 기관과 개인에게 서울시장 감사장도 수여된다. 기관 부문에서는 서울특별시관광협회, 한국MICE협회, 순천향대학교 부속 서울병원이 선정됐다. 개인 부문에서는 관광·MICE 정책 연구를 통해 서울 관광의 질적 성장에 기여한 허준 동덕여자대학교 교수가 수상한다.
서울시는 이번 포럼에서 나온 글로벌 석학들의 제언과 해외 우수 사례를 향후 관광정책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관광객과 시민이 상생하는 도시, 고부가가치 관광이 가능한 도시, AI와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 관광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정책 기반을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김명주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이번 포럼이 국제기구와 학계, 산업계, 공공부문이 함께 서울 관광의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부가가치 관광, 지속가능 관광, 스마트관광을 아우르는 정책 역량을 강화해 서울이 지속가능한 글로벌 관광도시로 도약하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 관광은 이미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다. K팝, 드라마, 영화, 음식, 패션, 뷰티 등 K컬처 확산은 서울 방문 수요를 키우는 중요한 힘이다. 그러나 관광객 증가가 도시의 장기 경쟁력으로 이어지려면 방문객 수보다 만족도, 재방문율, 지역 분산, 시민 수용성이 함께 높아져야 한다.
이번 서울국제관광포럼은 그런 전환점을 논의하는 자리다. 서울이 더 많은 관광객을 받는 도시를 넘어, 더 오래 머물고 다시 찾고 싶은 도시로 성장하려면 관광정책도 달라져야 한다. 도시의 일상과 관광이 충돌하지 않고, 지역 상권과 주민이 함께 이익을 얻는 구조가 필요하다.
결국 지속가능한 관광도시 서울의 핵심은 균형이다. 관광산업의 성장과 시민 생활의 안정, 글로벌 경쟁력과 지역 상생, 디지털 혁신과 사람 중심의 관광 경험이 함께 가야 한다. 2026 서울국제관광포럼은 이 균형점을 찾기 위한 논의의 장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