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욕창 환자들이 급성기병원에서 요양병원으로 옮겨지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치료 기간이 길고 반복 처치가 필요한 질환 특성상 급성기병원이 환자를 계속 맡기 어려운 구조가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요양병원협회는 1일 욕창 환자 치료에서 요양병원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며 제도적 지원과 보상체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욕창은 단순한 피부 상처가 아니다. 장기간 누워 지내는 환자에게 발생하기 쉽고, 상태가 악화되면 괴사 조직 제거와 드레싱, 체위 변경, 감염 관리, 영양 치료가 반복적으로 필요하다. 고령 환자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는 회복까지 수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문제는 현재 보상체계가 이런 치료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협회에 따르면 욕창 치료에 쓰이는 변연절제술 수가는 3만5,000원 수준이고, 드레싱은 1만원 안팎이다. 의료진이 반복적으로 투입되는 치료임에도 병원 입장에서는 인력과 시간 대비 보상이 낮다는 것이다.
급성기병원의 입원료 구조도 전원 증가의 배경으로 꼽힌다. 급성기병원은 장기 입원 환자에 대해 입원료 차감이 적용된다. 입원 16일부터 30일까지는 입원료가 10%, 31일 이상은 15% 줄어든다. 수술이나 급성기 처치가 끝난 뒤에도 장기 관리가 필요한 욕창 환자는 병원 운영상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급성기 치료가 끝난 환자들이 요양병원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다. 협회는 한 요양병원의 욕창 입원 환자 44명을 분석한 결과, 전원 직전 종합병원 등 급성기병원에서 온 환자가 25명으로 절반을 넘었다고 설명했다.
요양병원은 장기 입원이 가능하고 환자의 전신 상태를 함께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욕창 치료에는 상처 처치뿐 아니라 체위 변경, 영양 상태 관리, 당뇨·심혈관질환 등 내과적 질환 조절, 재활치료가 함께 필요하다. 협회는 이런 통합 관리가 요양병원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협회는 고령 환자가 급성기병원에서 절단 가능성을 들은 뒤 요양병원으로 옮겨 변연절제술과 상처 관리를 받으며 상태가 안정된 사례를 소개했다. 척추수술 이후 욕창이 생겨 여러 의료기관을 전전하다 요양병원 입원치료 후 회복한 사례도 제시했다.
요양병원협회는 욕창 치료를 많이 수행하는 의료기관에 대한 별도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숙련된 의료진과 장비, 장기 관리체계를 갖춘 요양병원이 늘어나야 환자 전원 과정에서 치료 공백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임선재 대한요양병원협회장은 “장기 치료가 필요한 욕창 환자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 환자 부담을 줄이고 대학병원 입원 수요도 낮출 수 있다”며 “욕창 치료에 맞는 적정 보상체계가 마련돼야 치료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욕창 환자 전원 문제는 급성기병원과 요양병원 중 어느 한쪽의 역할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장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어느 단계에서 어떤 의료기관이 맡고, 그 치료에 어떤 보상을 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을 다시 세우는 일이 남아 있다.
이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