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만 운영되던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사업이 전국 단위로 확대된다. 환자에게 현금성으로 지원되던 의료비는 건강보험과 연계한 건강생활실천지원금으로 전환되고, 기존 등록교육센터는 만성질환 통합관리센터로 개편된다.
질병관리청은 현재 19개 시·군·구에서 운영 중인 고혈압·당뇨병 등록교육센터를 만성질환 통합관리센터로 바꾸고, 사업 대상 지역도 단계적으로 넓힐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고·당 사업은 지역사회에서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정기적인 교육과 상담을 제공해 심뇌혈관질환 등 중증 합병증을 예방하는 사업이다. 2007년 한 지방자치단체에서 시작된 뒤 2012년 19개 지역으로 확대됐지만, 이후 14년 넘게 대상 지역이 늘지 않았다.
현재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사업을 운영하는 곳은 19곳에 불과하다. 전국 65세 이상 고혈압 환자 약 609만명 중 실제 사업에 등록해 관리받는 환자도 약 40만명으로 6.6% 수준에 그쳤다. 지역에 따라 만성질환 관리 서비스 이용 기회가 달라진다는 지적이 제기된 이유다.
환자 지원 방식도 달라진다. 기존에는 환자 1명에게 연간 최대 4만2,000원의 의료비를 지원했고, 고혈압과 당뇨병을 함께 앓는 경우에는 최대 6만6,000원까지 지원했다.
개편 이후에는 보건복지부의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사업과 연계해 건강생활실천지원금으로 지급한다. 환자 1명당 연간 최대 8만 포인트를 받을 수 있으며, 금액으로는 8만원 상당이다.
포인트 사용 절차도 간소화된다. 별도의 카드를 발급받지 않아도 참여 의원에서 진료를 받은 뒤 보유한 포인트를 활용해 진료비를 결제할 수 있다. 고령 환자들이 카드 발급이나 별도 결제 방식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현장 의견을 반영한 조치다.
사업이 개편되더라도 기존 등록환자가 받던 건강관리 서비스는 유지된다. 등록환자는 통합관리센터를 통해 정기적인 건강 상담과 교육, 복약 안내, 검진 알림 등을 계속 받을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일차의료기관이 환자의 진료와 치료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보건소와 통합관리센터는 교육·상담과 생활습관 개선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지역사회 협력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의료기관과 지역 보건서비스를 연결해 환자가 치료 이후에도 꾸준히 관리받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사업 확대 배경에는 기존 의료비 지원 방식의 재정 부담도 작용했다. 고령 인구가 늘면서 관련 예산이 조기에 소진되는 사례가 있었고,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가 매년 사업비를 확보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다. 지원금 지급을 건강보험 재정과 연계하면 예산 집행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질병관리청의 설명이다.
사업 성과도 확인됐다. 고혈압 치료율은 2007년 59.3%에서 2024년 74.0%로 상승했고, 고혈압 인지율 역시 같은 기간 65.4%에서 76.9%로 높아졌다. 다만 사업 참여 지역과 등록환자가 제한적이었던 만큼, 전국 확대가 지역별 만성질환 관리 격차를 줄일 수 있을지가 과제로 남는다.
질병관리청은 관련 지침을 개정하고 지방자치단체 설명회를 여는 한편, 의료기관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홍보와 안내도 진행할 예정이다. 단계적 확대 과정에서 지역 의료계와 보건소가 실제로 얼마나 촘촘하게 연계되느냐가 개편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