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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넷플릭스, 할리우드 거인 "워너브러더스" 인수 합의…106조 원대 빅딜로 글로벌 미디어 판도 개편 예고
입력 2025-12-06 11:41 | 기사 : 강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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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인 넷플릭스가 할리우드의 전통적인 콘텐츠 제작 명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이하 워너브러더스)의 핵심 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대형 거래를 공식 발표하며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넷플릭스는 720억 달러(약 106조 원) 규모의 주식 및 현금 거래를 통해 워너브러더스의 영화 및 TV 스튜디오 부문과 스트리밍 서비스인 'HBO 맥스'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이 거래는 넷플릭스의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자, 할리우드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미디어 통합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넷플릭스가 인수하는 대상은 2022년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의 합병으로 탄생한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WBD)의 핵심 콘텐츠 자산이다. 여기에는 '해리포터', '배트맨' 등의 주요 프랜차이즈와 '왕좌의 게임' 등으로 대표되는 HBO의 방대한 콘텐츠 라이브러리, 그리고 DC 코믹스 지적재산권(IP)이 모두 포함된다. 넷플릭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기묘한 이야기', '오징어 게임' 등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를 넘어 할리우드 100년 역사가 담긴 클래식 명작부터 현대 블록버스터까지 아우르는 압도적인 콘텐츠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게 되었다.

이번 인수 발표의 핵심 전제 조건은 워너브러더스의 선제적인 기업 분할이다. 워너브러더스는 매각이 완료되기 이전에 케이블 방송 부문에 대한 분할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며, CNN, TNT, 디스커버리 등 케이블 채널을 포함하는 글로벌 네트워크 부문은 '디스커버리 글로벌'이라는 별도의 상장 회사로 분사될 예정이다. 당초 워너브러더스는 올해 6월, 스트리밍·스튜디오 사업 부문과 케이블 방송 부문을 개별 기업으로 분할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며, 이 분사 작업은 규제 당국의 승인과 함께 2026년 3분기 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넷플릭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스트리밍 시장에서 경쟁사를 압도하는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게 되었다. 분석가들은 합병이 완료될 경우 통합된 회사가 미국 스트리밍 시장 시청 점유율의 21% 이상을 차지하며 디즈니를 포함한 다른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릴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넷플릭스는 콘텐츠 라이브러리 강화는 물론, 경쟁사를 제거하고 HBO 맥스라는 강력한 경쟁 플랫폼을 흡수함으로써 막대한 전략적 이점을 얻게 되었다는 평가다. 공동 최고경영자(Co-CEO)인 테드 사란도스는 "워너브러더스의 놀라운 콘텐츠 라이브러리와 넷플릭스의 선도적인 스트리밍 서비스가 결합하여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과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인수합병은 최종적으로 성사되기까지 규제 당국의 심사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 인수 발표 직후 미국 법무부 반독점국(DOJ)의 강력한 심사가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의 일부 상원의원들은 즉각적으로 이번 거래가 반독점 측면에서 "악몽과 같다"며 강력한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영화 감독 조합 등 할리우드 내 일부 이해관계자들은 넷플릭스가 영화의 극장 개봉과 스트리밍 공개 사이의 기간을 단축하여 영화관 산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워너브러더스 제작 영화의 극장 개봉을 계속 이어 나가겠다는 약속을 조건에 포함하는 등 이례적인 조치를 취했으나, 미디어를 넘어 정치권까지 나선 반독점 논란은 장기간 이 거래의 향방에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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