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이용자 온라인 활동기록 무단 수집·이용에 대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부과한 2011억 원의 과징금 처분이 법원 결정으로 일시 중단됐다. 반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부과된 4346억 원의 과징금은 효력이 유지되면서 쿠팡을 상대로 한 두 건의 행정처분에 서로 다른 사법적 판단이 내려졌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는 6일 쿠팡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 부과 및 시정·공표명령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쿠팡에 내린 2011억 원의 과징금과 관련 시정·공표명령은 본안 소송 1심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효력이 정지된다.
재판부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처분이 그대로 집행될 경우 쿠팡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처분의 효력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더라도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과징금 처분 자체를 취소한 판결은 아니다. 법원이 본안 소송에서 처분의 적법성을 판단하기 전까지 행정처분의 효력을 잠정적으로 중단한 조치다.
앞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쿠팡이 온라인 이용자 1117만 명의 활동기록을 법적 근거 없이 수집하고 이용한 사실을 적발해 과징금 2011억 원을 부과했다.
문제가 된 것은 이용자의 온라인 활동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 관련 법률에 따른 적법한 처리 근거를 갖췄는지 여부다.
온라인 활동기록은 이용자가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남기는 검색이나 접속, 이용 행태 등에 관한 정보를 포함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보가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와 결합되면 개인정보 보호법상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쿠팡의 정보 수집·이용 행위에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과징금과 함께 시정 및 공표명령을 내렸다.
쿠팡은 해당 처분에 불복해 취소를 구하는 본안 소송을 제기하고, 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처분의 집행을 멈춰 달라는 신청을 별도로 냈다.
법원은 이번 집행정지 심리에서 처분의 최종 위법 여부보다 집행으로 인한 손해 발생 가능성과 공공복리에 미치는 영향 등을 검토했다.
행정소송에서 집행정지는 처분의 효력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절차다. 본안 소송에서 처분이 적법한 것으로 판단되면 집행정지 기간이 종료된 뒤 처분의 효력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본안 소송에서 처분이 취소되면 법원의 판결에 따라 해당 행정처분의 효력이 달라진다.
이번 결정에 앞서 쿠팡은 별도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서도 대규모 과징금 처분에 불복해 집행정지를 신청했으나 다른 결과를 받았다.
서울행정법원의 다른 재판부는 5일 쿠팡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상대로 낸 4346억 원 규모의 과징금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당 사건은 375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안과 관련된 것으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의 효력이 그대로 유지된다.
두 사건은 모두 개인정보 보호 관련 행정처분이지만 위반행위의 내용과 과징금 부과 근거가 다르다.
2011억 원 과징금 사건은 온라인 활동기록의 수집·이용에 적법한 근거가 있었는지가 중심이다. 반면 4346억 원 과징금 사건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한 법적 책임을 다룬다.
법원이 각각 다른 결정을 내린 것도 두 처분의 위법성을 최종 판단한 결과가 아니라, 집행정지 단계에서 요구되는 요건을 개별적으로 심사한 결과다.
집행정지가 인용된 사건에서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의 발생 가능성과 공공복리에 미치는 영향 등이 인정됐다. 반면 다른 사건에서는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기존 처분의 효력이 유지됐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쿠팡에 부과한 두 과징금의 합계는 6357억 원이다. 이 가운데 2011억 원에 대해서는 집행이 일시 중단됐고, 4346억 원에 대해서는 처분 효력이 유지되고 있다.
다만 집행정지 여부와 실제 과징금 납부 시점, 향후 본안 소송의 결과는 구분해야 한다. 집행정지가 기각됐다는 사실만으로 과징금이 이미 납부됐거나 본안에서 처분의 적법성이 확정됐다는 뜻은 아니다.
쿠팡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각각의 본안 소송에서 개인정보 처리 행위의 적법성과 과징금 산정 근거 등을 다투게 된다.
서울행정법원은 2011억 원 과징금 사건의 본안 소송에서 개인정보 수집·이용의 법적 근거와 처분의 적법성을 심리할 예정이다. 해당 처분의 효력정지는 1심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까지 유지된다.
최예원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