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는 무조건 냉장고에 넣어야 오래 보관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지만, 식품의 종류와 숙성 상태에 따라 냉장 보관이 오히려 품질을 떨어뜨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온라인에서 '냉장고에 넣으면 손해인 식품'으로 감자·바나나·토마토·마늘·양파·빵·꿀 등이 자주 거론된다. 그러나 이를 모두 동일하게 '냉장 보관하면 안 되는 식품'으로 단정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식품별 특성을 구분해 보관해야 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감자를 냉장 보관할 경우 당 함량 변화로 인해 이후 튀기거나 굽는 고온 조리 과정에서 아크릴아마이드 생성량이 증가할 수 있다며, 냉장고보다는 서늘하고 어두운 장소에 보관할 것을 안내하고 있다.
감자와 건조 양파는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미 농무부(USDA) 관련 식품 보관 지침에서도 감자와 건조 양파는 냉장고보다 건조한 장소에 보관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특히 감자는 햇빛을 피하고 통풍이 잘되는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두는 것이 좋다.
바나나, 냉장하면 껍질은 검어져도 과육 보관에는 도움
바나나는 '냉장 보관하면 무조건 나쁘다'고 볼 수 없다. 덜 익은 바나나는 실온에서 숙성시키는 것이 적절하지만, 충분히 익은 뒤에는 냉장 보관을 통해 숙성을 늦출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껍질은 검게 변할 수 있지만 내부 과육은 비교적 신선하게 유지될 수 있다고 USDA는 설명한다.
토마토, 맛과 향 생각하면 실온…자른 뒤에는 냉장
신선한 통토마토는 일반적으로 실온 보관이 맛과 식감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 UC Davis는 통째로 된 신선한 토마토는 실온에서 보관하는 것이 좋으며, 자른 토마토는 냉장 보관해야 한다고 안내한다. 완전히 익은 토마토를 오래 두어야 할 경우에는 단기간 냉장 보관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마늘은 상태에 따라 보관법 달라
통마늘을 무조건 냉장 보관해서는 안 된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상태와 조리법을 구분해야 한다. 특히 마늘을 기름에 담가 보관하는 경우에는 식품안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USDA는 마늘-기름 혼합물을 실온에 보관하면 보툴리눔 독소 생성 위험이 있다며 냉장 보관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빵과 꿀도 '냉장 금지'보다 품질 특성을 고려해야
빵은 냉장 환경에서 노화가 빨라져 식감이 딱딱해질 수 있어 단기간 먹을 양은 실온에 두고, 장기간 보관할 경우 냉동하는 방식이 일반적으로 적합하다. 꿀은 냉장할 필요가 없으며 낮은 온도에서는 결정화가 빨라질 수 있어 밀폐한 상태로 실온에서 보관하는 것이 편리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모든 음식은 냉장고에 넣어야 안전하다'는 일률적인 보관법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감자와 건조 양파처럼 실온·서늘한 장소가 적합한 식품이 있는 반면, 잘라 놓은 토마토나 마늘을 기름에 담근 식품처럼 반드시 냉장 관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실내 온도와 습도가 크게 올라갈 수 있으므로 '실온 보관'을 단순히 주방 아무 곳에 두는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식품 상태와 제조·포장 표시사항을 우선 확인하고, 변색·곰팡이·부패 등 이상이 나타난 식품은 섭취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