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사회가 무너지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정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버텨낸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새벽 첫차를 모는 기사,
적자를 알면서도 가게 문을 연 자영업자,
학생 한 명 붙잡고 끝까지 지도한 교사,
이웃의 안부를 묻는 동네 주민.
그들의 하루는 기사거리가 되지 않는다.
SNS에서 회자되지도 않는다.
훈장도, 상장도 없다.
그러나 그 평범함이야말로
사회를 지탱하는 마지막 안전망이다.
정치는 자주 실패한다.
제도는 종종 늦는다.
권력은 때때로 국민을 실망시킨다.
그럴 때마다 나라를 떠받치는 것은
결국 시민의 양심이다.
나는 이것을
‘조용한 책임감’이라 부르고 싶다.
아무도 보지 않아도 해야 할 일을 하는 태도.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약속을 지키는 태도.
내 몫을 다하는 성실함.
거창하지 않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힘이다.
선정위원회는 회의 끝에 이렇게 정리했다.
“영웅 한 명이 세상을 바꾸는 게 아니라,
평범한 수만 명이 무너지지 않게 붙들고 있다.”
이보다 더 정확한 올해의 초상은 없었다.
언론이 해야 할 일은 권력자를 치켜세우는 일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가치를 비추는 일이다.
우리가 ‘평범한 시민’을 올해의 인물로 택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
이 사회의 진짜 주인공은
늘 이름 없는 사람들이다.
골목을 지키는 사람, 가정을 지키는 사람, 자기 일터를 지키는 사람.
그들이 있었기에 2025년의 대한민국은 끝내 버텼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대신 담담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올해의 인물은 단상 위에 오르지 않는다.
그들은 여전히 일터에 있고, 가게에 있고, 집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 있다.
그래서 더 존경스럽다.
한국미디어일보 선정위원회는 그 조용한 다수를 향해 늦었지만 분명한 인사를 전한다.
당신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무너지지 않았다.
올해의 인물.
그 이름은 결국 하나다.
‘평범한 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