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진종오 의원이 15일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와 무소속 한동훈 후보 간의 단일화를 촉구하고 나섰으나 당 지도부는 즉각 거부 의사를 표시했다. 15일 후보 등록이 마감되고 오는 18일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일정을 앞둔 시점에서 여권 내부의 공방이 표면화됐다. 진 의원의 공개적인 단일화 요구는 울산 지역에서 진보 진영 후보들이 단일화를 타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나왔다.
진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글을 올려 범야권의 울산시장 후보 단일화 합의 소식을 공유하며 당 지도부의 결단을 요구했다. 진 의원은 지금 필요한 것은 침묵이 아니라 결단이라며 지도부가 보수 통합과 보수 재건을 위한 단일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단일화는 특정 개인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지지자들의 뜻을 모으고 정치적 혼란을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책임이라는 취지다. 진 의원은 끝까지 국민의 요구를 저버린 채 대의 없는 경쟁만을 고집한다면 결국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재명 정권의 폭주를 막기 위한 새로운 보수의 첫걸음을 부산 북갑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부서는 진 의원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박성훈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이날 오전 선대위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산 북갑 보선 단일화에 대해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박 공보단장은 당이 공천한 후보는 정치공학적 시도에 흔들리지 않고 승리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과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단일화 논의 자체를 일축했다.
장동혁 상임선대위원장도 공식 입장을 내고 단일화 반대 기류에 무게를 실었다. 장 위원장은 당원의 선택으로 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자는 이 상황을 기억해야 한다며 단순히 표만 계산하는 단일화는 보수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고 통합과 승리의 길도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후보 등록이 끝나지 않은 마당에 단일화를 거론하는 것은 전투에 임하는 장수의 모습이 아니며 지금은 사즉생의 각오로 싸워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장 위원장은 단일화에 어떤 조건이 붙는다면 더더욱 당원의 뜻에 따라 당의 결정에 맡겨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여권 지도부가 단일화 협상 가능성을 차단한 배경에는 무소속 한동훈 후보에게 주도권을 내주지 않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한 후보 측은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하면서도 후보 등록을 마치고 독자적인 선거 운동 기조를 이어가는 중이다. 한 후보 캠프 관계자는 단일화 요청에 대해 직접적인 답변을 피한 채 지역 주민들의 정권 심판 열망과 보수 쇄신 요구에만 집중하겠다는 기조를 전했다.
선대위 회의장 주변에서는 이번 단일화 논의를 둘러싸고 당직자들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진 의원의 글이 올라온 직후 국회 본청 선대위 회의실 앞 복도에서는 일부 의원들이 지도부의 안이한 대처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고, 공보단장의 브리핑 직후에는 취재진의 질문이 한 후보와의 조율 여부에 집중됐다. 지도부 인사는 브리핑 직후 굳은 표정으로 질문을 피하며 서둘러 집무실로 이동했다.
이날 국민의힘은 내부 단일화 요구는 거부하면서도 울산 지역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는 전형적인 나눠먹기식 야합이라며 공세를 취했다. 정희용 선대본부장은 서면 논평을 통해 일단 이기고 보자는 목적 하나로 급하게 손잡은 정치공학이라며 국민의힘 후보들은 검증된 시정 경험과 실력으로 평가받겠다고 주장했다.
부산 북갑 보궐선거는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18일 이전까지 양측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실상 보수 진영의 표심 분열이 고착화될 위험을 안고 있다. 무소속 한동훈 후보의 조직력과 인지도가 지역 내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지지세를 모으고 있는 상황에서, 당 지도부의 완강한 거부 입장과 친한계의 단일화 압박이 충돌함에 따라 선거일 전까지 후보 간 지지율 변화와 이에 따른 당내 노선 갈등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