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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불씨 살렸다”는 자평에도…국힘 내부는 갈등 기류
입력 2026-06-05 11:24 | 기사 :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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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를 마친 국민의힘 내부에서 지도부 책임론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장동혁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앞세워 “희망의 불씨를 지켜냈다”고 평가했지만, 당내에서는 광역단체장 선거 대부분에서 패배한 책임을 지도부가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장 대표는 4일 정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입장문을 올렸다. 그는 “희망의 불씨를 지켜냈다”며 “책임을 외면하지 않고 당원들과 함께 나아갈 새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서울과 대구 등 상징성이 큰 지역을 지킨 점을 강조하면서도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론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최대 격전지로 꼽힌 서울시장 선거와 보수 핵심 지역인 대구시장 선거를 지켜냈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박빙 승부 끝에 5선 고지에 올랐고, 대구에서도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했다. 당 지도부는 이를 두고 정권 견제의 최소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 성적표는 무겁다. 국민의힘은 4년 전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17곳 가운데 12곳을 차지했지만, 이번에는 반대로 12곳에서 패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전국 선거의 큰 흐름을 가져간 가운데 국민의힘은 서울과 일부 지역 방어에 그쳤다.

당권파는 즉각적인 지도부 퇴진론에는 선을 긋고 있다. 한 당권파 인사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의석을 확보했고, 서울 구청장 선거에서도 일정한 성과를 냈다는 점을 들어 “장 대표나 최고위원들이 당장 줄사퇴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박충권 원내수석대변인도 “정부와 여당의 오만과 폭주를 견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힘과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국민들이 지지를 보내줬다”고 말했다.

반면 당내 소장파와 친한동훈계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이번 선거 결과가 국민의힘의 구조적 위기를 보여준다고 보고 있다. 김소희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관위 사태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지도부는 총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계파색이 옅은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도 지도부가 선거 결과를 낙관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보수가 재기할 기회를 받은 것일 뿐, 민심이 장동혁 대표에게 면죄부를 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 승리 역시 당 지도부의 성과라기보다 오세훈 후보 개인의 경쟁력과 현역 시장 프리미엄이 작용한 결과라는 평가가 당 안팎에서 제기된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단체 대화방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의원들은 서울시장 승리를 두고 “오세훈의 인간 승리”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당의 잘못으로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하지 않아도 될 고생을 했다”는 취지의 반응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선거는 국민의힘에 이중적 결과를 남겼다. 서울과 대구를 지키며 보수 진영의 핵심 거점을 완전히 잃지는 않았지만, 전국 판세에서는 민주당에 주도권을 내줬다. 선거 결과를 “참패”로 볼지, “신승”으로 볼지를 두고 당내 해석이 갈리는 이유다.

지도부 책임론은 앞으로 보수 진영의 주도권 경쟁과 맞물릴 가능성이 크다. 장동혁 대표 체제를 유지한 채 당을 수습할지, 조기 지도부 교체를 통해 새 판을 짤지를 두고 계파 간 공방이 이어질 수 있다. 서울 승리의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국민의힘 내부 권력 재편의 첫 분기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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