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가 진행 중인 하반기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를 당초 계획보다 6일 앞당겨 종료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습 개시 직전 규모를 대폭 줄이라고 공개 지시한 뒤 연습 기간과 야외기동훈련이 실제로 축소된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는 19일 미측의 제안에 따라 UFS 연습을 오는 21일 종료하기로 한미가 합의했다고 밝혔다. 당초 UFS는 지난 17일부터 27일까지 11일간 실시될 예정이었지만, 실제 연습 기간은 5일로 단축됐다.
합참은 UFS와 연계해 계획했던 연합 야외기동훈련도 축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취소하거나 한미가 별도로 시행할 훈련의 종류와 규모 등 구체적인 조정 내용은 양국 군 당국이 협의하고 있다.
UFS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지휘소연습과 실제 병력·장비가 참여하는 야외기동훈련으로 구성된다. 올해 연습에는 우리 군 약 1만8000명이 참가하고, 대대급 이상으로 통합한 연합 야외기동훈련 14건이 예정돼 있었다.
연습은 통상 북한의 공격을 저지하는 방어 작전 중심의 1부와 반격 작전을 숙달하는 2부로 진행된다. 한미가 21일까지 진행되는 1부를 마친 뒤 연습을 종료하기로 하면서 이후 예정됐던 2부 반격 연습은 사실상 시행하지 않게 됐다.
합참은 이번 UFS의 전시 지휘소를 경기 성남에 있는 지하벙커인 CP 탱고와 경기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로 이원화해 연습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CP 탱고는 한미연합군사령부의 핵심 전시 지휘시설이며 캠프 험프리스는 주한미군사령부와 미8군사령부 등이 있는 미군 기지다.
이번 축소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6일 현지시간으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소셜에 한미 연합군사연습을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자신의 관계가 "매우 좋다"면서 한미 연합연습이 북한에 부적절하고 적대적인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훈련에 많은 비용이 들고 미국이 비용의 상당 부분을 부담한다는 점도 축소 지시의 이유로 들었다.
그는 연습을 취소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면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에게 규모를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메시지는 UFS가 시작된 17일 한국시간으로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가 나온 직후 합참은 UFS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한미 군 당국은 연습 첫날부터 일정과 훈련 규모를 다시 조율했다. 미군 측이 기간 단축을 제안했고 한국 측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정례 연합연습이 진행 도중 대폭 조정되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에도 한미 연합연습을 "전쟁게임"이라고 부르며 비용과 대북 대화에 미치는 영향을 문제 삼았다.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에는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이 유예되는 등 한미 연합연습이 조정된 바 있다.
다만 이번처럼 이미 시작된 정례 연합연습이 미국 대통령의 공개 지시 직후 기간까지 단축된 사례는 찾기 어렵다.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염두에 둔 유화 신호라는 해석과 함께 한미 연합방위태세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 UFS에서는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준비를 위한 한미 공동평가도 일부 진행될 예정이었다. 연습 기간과 야외기동훈련이 줄어들면서 관련 평가가 당초 계획대로 완료되는지 여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남은 훈련의 조정 범위와 전작권 전환 평가에 미칠 영향이 향후 한미 군 당국이 설명해야 할 핵심 쟁점으로 남았다.
백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