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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자들’ 논란 정치권 확산…국힘 “해외 상영 철회” 민주당 “창작 검열”
입력 2026-10-06 09:25 | 기사 : 백설화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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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왜곡 논쟁이 정치권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국민의힘이 영화의 해외 영화제 상영 철회를 요구하기로 하자 더불어민주당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정치적 압박”이라며 반발했다.

논란의 중심에는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의 역사적 해석이 있다. 영화는 당시 사건의 수사 과정과 총격 경위, 배후 의혹 등을 소재로 공식 기록과 다른 가능성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영화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왜곡하고, 당시 정권이 사건에 관여한 것처럼 관객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준다고 비판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5일 충북 옥천의 육영수 여사 생가를 찾아 영화에 대해 “역사를 왜곡한 작품”이라는 취지로 비판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해당 영화를 패륜·음해·왜곡 영화로 규정하고 불매와 상영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영화에 대한 비판을 해외 영화제로까지 확대했다. 싱가포르 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암살자(들)’의 상영을 철회해 달라는 요청을 시작으로, 브라질과 캐나다 등 다른 해외 영화제에도 상영 취소를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해당 영화가 대한민국의 역사와 정통성을 훼손하고 국제적으로 확산될 경우 국가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영화가 역사적 사실을 다루는 과정에서 근거가 부족한 의혹을 사실처럼 전달했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대응을 ‘창작 검열’로 규정했다.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의 해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영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작품에 대한 비판과 토론은 가능하지만, 제작진과 출연 배우를 압박하거나 해외 상영까지 막으려는 움직임은 정치권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의 움직임을 두고는 이른바 ‘영틀막’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은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에게까지 번졌다. 일부 보수단체는 주연 배우 유해진의 자택 인근에서 영화와 제작사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고, 배우가 출연한 광고를 대상으로 불매를 주장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유해진 소속사는 온라인상 허위 사실과 인신공격, 사생활 침해, 신변 위협 등에 대해 자료를 수집하고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화의 역사적 표현이 사실관계에 부합하는지는 기록과 자료를 통해 따져야 할 문제다. 창작물이라도 실제 사건과 인물을 다룬 만큼 관객이 영화 속 장면을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일 가능성에 대한 제작진의 책임도 논의될 수 있다.

반대로 영화가 의문을 제기했다는 이유만으로 작품 전체를 역사왜곡으로 단정하거나 상영 자체를 막으려는 방식 역시 논쟁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

특히 영화에 대한 비판이 배우 개인의 광고와 주거지, 행사로 확대되면서 비판의 범위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배우가 출연했다는 이유만으로 개인의 일상과 활동을 공격하는 것은 작품의 역사적 해석을 검증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암살자(들)’ 논란은 역사적 사실과 창작적 재구성의 경계를 어디에 둘 것인지, 정치권이 영화의 상영과 유통에 어느 정도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를 동시에 묻고 있다.

작품에 대한 반론이 자료와 토론으로 이어질지, 정치적 압박과 진영 대결로 확대될지는 향후 논쟁의 중요한 쟁점으로 남게 됐다.

백설화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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