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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재판 중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시의회 기습 재상정 및 폐지 가결 논란 확산

강민석 기자 | 입력 25-11-18 09:57



서울시의회가 이미 대법원에서 집행정지 명령 후 본안 소송이 진행 중인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을 기습적으로 재상정하여 가결 처리하면서 교육계와 학부모 단체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했다. 학생의 인간으로서의 권리와 자유 보장을 명문화한 학생인권조례를 무력화하려는 이 같은 시도는 1년 반 만에 두 번째로 발생한 일이며, 사법부의 판단이 나오기 전 정치적 결정이 다시 내려졌다는 점에서 심각한 절차적 논란과 더불어 교육 정책의 후퇴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는 해당 학생인권조례 폐지 조례안을 예고 없이 상정하여 원안대로 가결하였다. 이 폐지안은 앞서 작년 4월 이미 시의회에서 한 차례 통과된 바 있으나, 당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비교육적 결정"이라며 강하게 불복하고 대법원에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하였다. 대법원은 교육청의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여 조례 폐지의 효력을 일시적으로 정지시킨 채 본안 재판을 진행하고 있었다.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임박한 상황에서 시의회가 동일한 안건을 재차 강행 처리한 것은 사실상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리지 않고 정치적 의도를 관철하려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는 법적 안정성과 교육 정책의 일관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로 지적된다.

교육계와 학부모 단체는 시의회의 이번 결정에 대해 일제히 강력한 규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장은 "학생의 인권을 존중하고 강화할 방법을 고민해야 할 시의원들이 본연의 책무를 방기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학생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하는 조례를 폐지하려는 시도는 교육의 퇴행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좋은교사운동본부 공동대표 역시 "어른들의 정치적 이해관계만을 고려하여 학생들의 인권을 불쏘시개 삼는 것 같다"는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교육 현장의 실제 당사자인 학생들의 입장이 철저히 배제된 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이번 조례 폐지가 학교 현장의 학생 인권 보장 시스템을 약화시키고, 나아가 교권-학생 인권의 균형을 깨뜨려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시의회는 기습 상정의 배경에 대해 "2년 전 주민 발의된 안건으로 행정 처리 기간이 도래했기 때문에 의결에 부친 것"이라고 해명하였다. 그러나 내부 관계자들의 발언은 다른 해석을 낳고 있다. 일부 시의회 관계자들은 이번 폐지안 재추진이 "기독교 보수 단체 등 특정 지지층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요구되어 온 사안"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 정책이 학생 인권이나 교육적 효과보다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일부 시의원들의 특정 민원 챙기기 또는 지지층 결집을 위한 정치적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서울시의회는 학원 운영 시간 자정 연장 조례안을 발의해 논란을 빚는 등, 학생들의 학습 환경과 인권보다는 학부모 단체나 특정 이익 집단의 요구를 우선시하는 정책들을 연이어 추진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학생인권조례의 존폐를 둘러싼 이념적 갈등이 사법 절차와 무관하게 정치적 결정으로 재차 강행되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을 보여준다. 서울시교육청은 시의회의 이번 폐지 조례안 재가결에 대해서도 다시 무효확인 소송 및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이미 대법원에서 진행 중인 기존 폐지안에 대한 재판과 별도로 새로운 법적 분쟁이 추가되는 셈이다. 이처럼 동일한 사안에 대한 중복적인 법적 분쟁은 행정력 낭비와 교육 현장의 혼란을 가중시킬 뿐이며, 학생들의 인권과 교육적 환경을 둘러싼 논의가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정치적 소모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시의회가 법적 판단을 무릅쓰고 폐지를 강행한 만큼, 향후 사법부의 최종 판결이 교육 자치와 학생 인권 보장의 경계를 어떻게 설정할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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