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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월호 장관 별칭을 가진 이주영 장관과 함께

한기석 | 승인 15-09-14 22:50 | 최종수정 15-09-14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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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세월호 사건이 발생하고 국민들과 유가족들은 상실감이 커져만 갔다. 유가족들의 슬픔은 분노와 원한으로 변하였고 국민적 애통함은 이미 거대한 공감대를 이루어져 있었다. 이에 감히 정부의 그 누구도 섣불리 앞에 나서기를 두려워하던 시기에 해양수산부 장관으로서 팽목항을 지키며 정부를 향한 원망어린 비난을 홀로견디어 냈던 이주영 의원을 만나봤다.

 

 

▶ 세월호 500일이 지났는데 지난 세월호 사건을 소회하면 어떤가?

 

 

지난해 3월 제17대 해양수산부장관으로 임명되고 1개월여 만에 세월호 사고가 발생하면서 많은 질책과 원망을 받았다. 해수부 장관으로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4월16일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했다. 해수부 수장으로서 우리나라의 해양 수산 발전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고 일을 시작하려는 차에 엄청난 사고가 발생한 터라 만감이 교차했다.

사랑하는 아이들을 떠나보낸 부모 마음이야 어찌 헤아릴 수 있겠는가. 가슴 아파할 틈도 없이 실종자 수색 구조 활동에 온 힘을 다해야 했고, 틈틈이 팽목항과 진도체육관을 오가며 가족들과 아픔을 함께 하고, 마음을 다독였다.

 

실종자 가족과 팽목항에서 뜬눈으로 밤을 새울 때는 ‘왜 우리에게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원망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슬픔에 절규하는 가족들을 보면서 마지막 한 분이라도 놓치지 않고 수습하겠노라고 입술을 깨물었다.

수색 구조작업이 난항을 겪을 때마다 새로운 장비와 기술을 동원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순간마다 최선을 다하고자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러나 인간인지라 범대본(범정부대책본부)의 여러 공직자와 잠수사를 다그치기도 하고 화도 내기도 했으며 순간순간 힘겨울 때 절망감이 들기도 했었다.

죄인의 심정으로 팽목항을 지키며 사고수습과 희생자 가족들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아직도 찾지 못한 실종자들이 아홉 분이 된다. 그 분들을 가족에게 돌려주지 못한 죄책감으로 희생자 사진을 지금도 품속에 간직하고 다닌다.

 

당시 사고 수습과정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주신 모든 분, 단장의 슬픔을 넘어서 수중수색 종료 결단을 내려주신 실종자 가족 여러분, 과분한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께 고개 숙여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다시는 4월16일 세월호 같은 참사가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 인양이 결정된 만큼 실종자 수습이 가장 중요하고, 인양 과정에서의 재실패는 없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인양과 배·보상의 매끄러운 진행으로 그분들에 대해 세심하게 배려하여 원래의 삶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책임에 합당한 처신을 위해 장관직에서 물러났지만, 마음 한켠의 짐이 아직도 너무나 무겁게 느껴진다. 세월호의 마지막 남은 실종자 아홉 분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 현재 외통위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한반도 통일․외교․안보에 대한 고견을 부탁한다.

 

통일은 어느 날 뚝 떨어지는 과일 같은 존재가 아니다. 차근차근 준비하다 보면 어느새 우리 곁에 가까이 오는 것이다. 헬무트 콜(Helmut Kohl) 前 독일 총리는 베를린 장벽 붕괴 당일인 1989.11.9. 오후 폴란드 방문 중에 “내 생애 통일은 안 될 것 같다”는 말을 했다. 그런데 그날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 우리도 통일을 목표로 준비하다 보면 어느 순간 베를린 장벽처럼 155마일 철책이 무너질 것이다.

 

올해는 광복 70주년과 분단 70주년이 되는 해로, 지난 7월 14일~8월 2일 유라시아 친선특급 행사가 있었다. 우리 선조들 고난의 활동무대였던 시베리아를 횡단해서 독일통일의 현장인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까지 19박20일 동안 지구의 3분의 1에 달하는 1만4,400㎞를 기차로 달리는 대장정이었다.

 

기차를 타고 가는 동안 중학교 2학년 때 밤새워 읽었던 춘원 이광수(1892~1950)의 『유정』에 나오는 장면들이 떠올랐다. 당시 묘사됐던 바이칼호 주변을 지나면서 ‘우리 조상들이 다녔던 무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대륙 국가였던 한반도가 분단으로 대륙과 단절되면서 한국은 인위적으로 ‘섬 아닌 섬나라’가 돼 버렸다.

 

기차를 타고 체험해 보니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감했고, 한국이 그동안 키워왔던 해양국가로서의 위상을 대륙국가와 접목시키면 세계의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북 철도가 연결돼 진정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 많다. 한반도의 지정학·지경학적 강점만을 강조하기에는 동북아 주변 환경의 변화가 너무 빠르고 우리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남북 철도 연결이 늦어진다면 다른 수송로가 검토될 수도 있다. 러시아와 일본이 사할린을 통해 대륙철도망을 구축하려는 구상을 조심스럽게 검토한 바도 있다. 이것이 현실화된다면 한국은 동아시아 물류의 주도권을 상실할 수 있다. 또한 한반도 주변의 중·일, 북·일 간 새로운 협력 체계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

 

▶ 통일을 대비하여 여성이 할 수 있는 사회적 역할에 대해

 

분단을 극복하고 새롭게 도약하는 과정에서 여성의 사회적 역할은 확대되고 변화돼야 한다. 지난 70년간 우리가 이룩한 발전과 토대는 여성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다. 평화운동을 주도적으로 해왔던 사람들 또한 여성들이다.

70년대 이후부터 원폭피해자 운동, 또는 반전(反戰) 반핵(反核)운동과 일본 군 위안부 문제 등 이러한 평화운동에 여성들이 그 중심에 있었다. 이렇게 여성들이 평화운동에 있어서 기여도가 높은데 이를 통일운동에도 잘 투영시켜야겠다.

 

여성들이 헌신해온 평화주의적 관점과 실천의 경험들을 통일운동에 과연 어떻게 접목시키는 것이 바람직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때라고 본다. 그러므로 우리는 여성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서 통일관련 여성 전문인력을 육성하거나, 여성 통일정책 전담부서를 설치하는 등 대한민국의 미래를 완성하고 한반도 통일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여성들의 역량 발휘가 활성화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평화통일 기반을 구축하는데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어렵게 이룬 남북 합의를 차분히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 출발은 여성 리더들이 통합기반의 핵심주체로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는 첨병역할이 되길 바란다.

 

▶ 어머님의 영향력과 여성에 대한 가치관을 소개해 한다면?

 

일찍이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는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는 인상 깊은 말을 남겼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식을 사랑하고 보호하는 강한 모성을 이르는 말로 이해된다.

 

불교 경전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은 어머니를 향한 부처의 애절한 마음을 잘 전해준다. 특히 아버지보다는 어머니의 은혜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어머니 품에 품고 지켜준 은혜, 해산 때 고통을 이기시는 은혜, 자식을 낳고 근심을 잊는 은혜, 쓴 것을 삼키고 단것을 뱉어 먹이는 은혜, 진자리 마른자리 가려 누이는 은혜, 젖을 먹여 기르는 은혜, 손발이 닳도록 깨끗이 씻어주시는 은혜, 먼 길을 떠났을 때 걱정해 주시는 은혜, 자식을 위하여 나쁜 일까지 감당하는 은혜, 끝까지 불쌍히 여기고 사랑해 주시는 은혜의 10대은혜(大恩惠)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이렇듯 어머님은 동서양을 아울러서 우리의 삶에 한량없는 사랑과 은혜를 주시는 존재다.

 

최근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하고 각 분야에서 여성들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양성평등은 이미 이루어진 것이 아니냐’, ‘오히려 지금은 여성상위시대다’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아직도 수많은 여성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하지 못해 경력단절을 겪으며, 폭력과 빈곤 속에서 고통 받고 있다. 날짜로는 봄이지만, 날씨가 아직 겨울일 때 우리는 '춘래불사춘' 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안타깝게도 이 말은 지금 우리 여성들에게도 해당되는 것 같다.

 

여성이 일과 가정을 양립하지 못해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여성이 땀 흘린 노동의 가치가 낮게 평가된다면, 또 여성의 인권이 위협받고 여성에게 주어질 기회가 차별받는다면, 여성의 행복은 실현될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은 가족행복, 나아가 우리 모두의 행복 또한 실현될 수 없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성불평등과 여성인권에 대한 사회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 우리사회 전체가 합심해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마지막으로 이번에 창간한 여성언론에 응원과 격려 말씀을 부탁드린다.

 

 

여성언론은 양성평등을 지향하며 여성들의 언론 문화 정착과 사회참여의 저변확대 고취를 위하여 노력하는 언론사로 알고 있다. 또한 여성의 목소리와 삶의 모습을 지면에 담아내며 여성언론으로서의 그 책무를 다하고 있다.

 

여성언론의 창간은 백미란 발행인님을 비롯한 여성언론 가족 모두의 헌신과 노력, 그리고 열정의 산물이라 생각한다. 그간 노고에 대하여 경의를 표하며 아낌없는 성원을 보낸다.

 

또한 여성정책에 대한 폭 넓은 의견 수렴과 비판정신을 키워 나가고 여성의 아름다움과 장점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제공과 미래를 예견하는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 줄 것을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끊임없는 변화와 정진을 통해 창의성을 발휘하는 여성언론으로서 영원히 지속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한기석 기자 lawyerks@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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