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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장에 전시된 GE 전자레인지와 냉장고 |
100년 역사의 미국 대표 가전브랜드 제너럴일렉트릭(GE)이 또 한번 가전(어플라이언스)사업에서 발을 빼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사간)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GE는 최근 가전사업 매각 노력을 재개했다. GE 가전사업부에서는 냉장고, 에어컨, 식기세척기 등을 만든다.
켄터키주 루이스빌에 소재한 GE 가전사업은 가정용 가전제품의 주요 판매자이지만 GE 실적에는 큰 공헌을 하지 못한다. GE 가전∙조명사업부가 지난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3억8100만 달러로 회사 총 영업이익의 2%를 겨우 넘는 수준이다. 매출은 83억 달러로 총 매출의 6%도 안된다.
다음주 열리는 GE 이사회에서 가전사업 매각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앞서 블룸버그뉴스는 GE가 가전사업을 매각하기 위한 노력을 재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의 하이얼그룹과 GE의 멕시코 협력사인 컨트롤라도라 마베 등을 잠재인수자로 꼽았다.
한국 기업들도 물망에 올랐다. LG전자와 삼성전자 모두 가전사업부를 보유하고 있다.
GE는 이전에도 가전사업을 정리하려 한 적이 있다. 2008년 골드만삭스를 주간사로 선정해 매각을 추진했지만 결국 인수자가 나서지 않아 포기했으며 분사하려던 계획은 경기침체로 난항을 겪었다.
당시 이멜트 CEO는 가전사업을 글로벌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라는 “단일시장에 묶여있기 때문에 미국 경제의 흥망성쇠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이유다.
실제로 가전사업 매각을 포기한 뒤 GE는 제품군 전체를 쇄신하기 위해 10억 달러 이상을 가전사업에 투자하고 2010년 이래 켄터키 공장에 약 3000명의 직원을 충원하는 등 반전을 시도했다. 2012년에는 항공사업부 고위 임원 칩 블랑켄쉽을 수장으로 투입했다.
애널리스트들은 GE 가전사업이 매입자에게 직접 매각되거나 (GE 소비자금융사업처럼) IPO와 기업분할 같은 방식을 통해 정리될 것으로 본다.
가전사업을 정리하려면 일단 매입자를 찾아야 하는데 이 작업은 2008년 경기침체 당시보다는 올해가 쉬울 수 있다. 중국 하이얼그룹의 경우 이미 미국 가전시장에 단단히 뿌리를 내렸으며 지난해엔 295억 달러의 매출을 냈다.
멕시코 마베는 GE와 오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온 회사다. 마베는 1987년부터 GE 스토브 등 주방가전을 제조하기 시작했다. 마베 웹사이트에 따르면 GE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건설한 마베의 산루이포토시 공장은 동종업계 공장 중 세계 최대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