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를 둘러싼 여권 내부의 반대 움직임에 직접 반박했다. 검사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수사 경험이 있는 인물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며, 중수청의 핵심은 출신이 아니라 수사 전문성과 독립적인 역할 수행 능력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에 김 후보자 임명을 우려하는 내용의 이용자 글을 공유한 뒤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김 후보자 반대 의견을 두고 “중요 수사기구 책임자 자리에 수사 전문가인 전직 검사를 검사 출신이라는 이유로 쓰지 말라고 하면 중수청을 망치자는 얘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검사 출신 인사를 일괄적으로 배제할 경우 현역 검사와 검사 출신 정치인 모두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되묻기도 했다. 박은정·임은정·이성윤 등 검사 또는 검사 출신 인사들을 거론하며 출신 배제 논리가 일관되게 적용될 수 있는지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중수청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경우 국가 질서와 국민 안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후보자 선정 과정에서 수사 역량을 우선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검찰개혁의 방향에 대해서는 검찰을 무너뜨리거나 특정 집단에 보복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 권한이 한 기관에 집중되는 것을 막고, 정권에 따라 수사권이 악용되지 않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김 후보자를 둘러싼 친윤 검사 논란에도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추가 검증 결과 관련 의혹 대부분이 사실이 아니거나 근거가 부족한 주장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김 후보자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시절 장모 최은순 씨 사건의 재수사를 지시한 이력을 언급하며, 굳이 분류하면 친윤보다는 반윤 성격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가 대통령의 단독 판단으로 낙점된 인사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중수청장 후보추천위원회는 국민 천거 등을 거쳐 후보자 4명을 선정해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추천했고, 행안부 장관은 이 가운데 김 후보자를 대통령에게 제청한 것으로 설명됐다.
행정안전부는 후보자 제청 과정에서 수사 전문성뿐 아니라 공정성과 중립성, 조직 운영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역시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 검증이 후보추천 절차와 행정부의 판단을 거쳐 진행됐다는 점을 들어 임명 과정의 정당성을 설명해 왔다.
다만 이 대통령은 김 후보자의 최종 임명을 확정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그는 김 후보자를 다른 후보자로 교체할 만한 사유가 있는지, 후보추천위원회가 제시한 나머지 후보들이 대체 가능한 인물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결국 김 후보자 논란은 검사 출신 인사의 중수청장 기용이 조직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는지, 반대로 수사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출신 배경만으로 배제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둘러싼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종 임명 여부와 함께 중수청이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개혁 취지를 실제 운영에 어떻게 반영할지가 남은 쟁점이다.
김기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