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바라보는 시선이 차량의 성능이나 가격을 넘어 운전자의 성향과 생활 방식에 대한 이미지로 확장되고 있다. 실제 운전자와 차량의 특성을 반영한 객관적인 분석이라기보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반복적으로 소비된 농담과 편견이 차종별 이미지로 굳어진 모습이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고가 수입차부터 준중형 국산차까지 차종별로 서로 다른 인상을 부여한 콘텐츠가 확산하고 있다. 해당 콘텐츠는 실제 우열이나 운전 습관을 분석한 자료가 아니라 온라인 유머와 이용자들의 인식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미지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
포르쉐 카이엔은 약 1억4,990만원의 가격대와 함께 ‘허세가 느껴지는 차’라는 이미지로 소개됐다. 고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선택하는 소비자를 경제력보다 과시적 소비와 연결하는 온라인식 해석이다.
랜드로버 디펜더 130은 약 1억4,894만원으로, ‘랜들부터 고집 센 차’라는 식의 표현이 붙었다. 차량의 강인한 외관과 독특한 디자인이 운전자의 개성이나 고집스러운 성향으로 비유된 경우다.
볼보 XC90은 약 9,990만원의 가격과 함께 ‘사이드미러부터 한 번 더 본다’는 이미지로 표현됐다. 안전을 중시하는 브랜드 인식이 운전자의 신중한 성향과 연결된 것이다.
현대 그랜저 캘리그래피는 약 4,954만원으로, ‘괜히 허세가 심어진다’는 식의 농담이 제시됐다. 그랜저가 오랫동안 성공과 지위의 상징처럼 소비돼온 문화적 배경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기아 쏘렌토와 현대 팰리세이드는 가족용 SUV 이미지가 강하다. 쏘렌토는 약 3,800만원, 팰리세이드는 약 4,800만원 수준으로 소개되며 각각 ‘말은 짧아지고 속도는 빨라진다’, ‘덩치에 그냥 밀린다’는 표현이 붙었다. 차량의 크기와 도로 위 존재감에서 비롯된 온라인식 해석이다.
아우디 Q3는 약 6,190만원으로, ‘로고 보고 반응이 갈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브랜드 선호도에 따라 소비자의 이미지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기아 K5는 약 2,800만원으로, ‘싸움까지 맞는 반반이다’라는 표현이 제시됐다. K5를 둘러싼 오래된 온라인 밈과 특정 운전자 이미지가 결합한 사례다.
현대 아반떼는 약 2,062만원으로, ‘멋 못 부리면 바로 올린다’는 식으로 표현됐으며, 경차에 가까운 캐스퍼와 모닝은 약 2,000만원 안팎의 가격대와 함께 ‘깜빡이 켜도 그대로 붙는다’는 이미지로 묘사됐다.
이처럼 차종별 이미지는 실제 차량의 품질이나 운전자의 성향을 입증하는 자료와는 거리가 멀다. 같은 차를 타더라도 운전자의 연령과 목적, 운전 습관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특정 차종을 근거로 운전자를 단정하거나 도로 위 행동을 예측하는 것은 편견을 강화할 수 있다.
자동차는 이동 수단인 동시에 개인의 취향과 경제적 선택이 반영되는 상품이다. 온라인에서 만들어진 차종별 이미지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유머로 소비할 수 있지만, 실제 운전자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결국 도로 위 안전을 결정하는 것은 차량의 이름이나 가격이 아니라 운전자의 준법 의식과 배려다.
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