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산의 한 주점에서 일하던 10대 여성이 자신을 성폭행한 사장에 대한 경찰의 무혐의 처분에 이의를 제기한 뒤 숨진 사건과 관련해, 공소청이 기존 경찰 판단을 뒤집고 해당 주점 사장을 재판에 넘겼다.
수원지방공소청 안산지청은 8일 주점 사장인 40대 남성을 준강간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지난해 12월 28일 자신이 운영하는 주점에서 만취한 피해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경찰은 주점 내부 CCTV에 두 사람이 웃으며 대화하고 함께 이동하는 모습이 촬영된 점 등을 근거로 피해 여성이 항거불능 상태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피해 여성은 경찰 수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의 이의신청서를 남긴 뒤 지난 2월 21일 숨졌다.
이후 사건에 대한 재수사가 진행됐고, 공소청은 경찰 수사 당시 판단과 다른 정황과 증거를 추가로 확보했다.
공소청은 범행 직전 40대 남성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피해자를 뒤에서 부축한 채 CCTV 사각지대로 데려가는 장면을 확인했다.
또 피고인과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결과 두 사람이 평소 이성적인 호감을 주고받던 관계가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피해 여성이 사건 직후 지인들에게 연락해 울면서 피해 사실을 호소한 정황도 확인됐다.
공소청은 이 같은 CCTV 영상과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 사건 직후 피해자의 행동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당시 피해 여성이 항거불능 상태였다고 판단했다.
공소청 관계자는 “확보된 증거들을 토대로 경찰의 불송치 결정과 달리 피고인이 항거불능 상태에 있던 피해자를 성폭행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경찰의 불송치 결정 이후 피해자가 이의를 제기하고 숨진 뒤 재수사를 통해 피의자가 기소됐다는 점에서 수사 과정과 성폭력 피해자의 상태를 판단하는 기준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피고인의 혐의에 대한 최종 판단은 향후 법원의 재판을 통해 이뤄진다.
백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