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5일 만에 멀티히트를 기록하고 도루까지 성공시키며 맹활약했지만, 팀의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자이언츠 타선은 이정후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단 한 점도 뽑아내지 못하는 극심한 부진 속에 무릎을 꿇었다.
이정후는 1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 경기에 2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1도루를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 이후 5경기 만에 터진 멀티히트이자 시즌 15번째 기록이다.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277로 소폭 상승했다.
이날 이정후의 방망이는 1회부터 날카롭게 돌아갔다. 1회초 선두타자 엘리엇 라모스의 안타로 만들어진 무사 1루 상황에서 마이애미 선발 에드워드 카브레라의 강속구를 받아쳐 깨끗한 우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곧바로 2루 도루까지 성공시키며 무사 1, 3루의 완벽한 득점 기회를 마련했다. 시즌 5호 도루. 하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했다.
3회에도 안타 행진은 이어졌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유격수의 깊은 수비 위치를 이용한 내야 안타를 만들어내며 일찌감치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후속 타자 윌머 플로레스가 병살타로 물러나며 득점과 연결되지는 못했다.
이정후는 7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듯한 잘 맞은 타구를 날렸으나, 상대 중견수 데인 마이어스의 그림 같은 다이빙 캐치에 잡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타구가 빠졌다면 동점 또는 역전까지도 가능했던 상황이었기에 더욱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반면 샌프란시스코 타선은 마이애미(3안타)보다 훨씬 많은 8개의 안타를 치고도 끝내 득점하지 못하며 0대 1로 영봉패를 당했다. 이정후가 만들어준 두 차례의 기회를 포함해 수많은 주자가 득점권에 나갔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범타와 삼진으로 물러나며 답답한 공격 흐름을 이어갔다. 최근 7경기에서 2승 5패의 부진에 빠진 샌프란시스코는 팀 타율이 2할대 초반에 머무는 등 심각한 득점 가뭄에 시달리고 있어 타선 정비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