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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암 환자 10년 새 두 배…국가검진 공백 놓고 재논의 요구

이정호 기자 | 입력 26-06-20 17:32



국내 남성 암 발생 지형이 바뀌고 있다. 한동안 남성암의 대표 질환으로 꼽혀온 폐암과 위암을 제치고 전립선암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올라섰다. 환자 증가 속도가 가파른 데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대한비뇨기종양학회가 공개한 ‘2026 전립선암 팩트시트’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전립선암 신규 환자는 2만3928명으로 집계됐다. 2014년 1만1095명과 비교하면 10년 사이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전립선암은 현재 국내 남성 암 발생의 15.0%를 차지하며 발생 빈도 1위에 올랐다. 폐암은 14.5%, 위암은 12.8%로 뒤를 이었다. 전체 암 가운데서도 전립선암은 여섯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집계됐다.

단순히 고령 인구가 늘어난 영향만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연령 구조 차이를 보정한 발생률 역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인구 10만 명당 연령표준화 발생률은 2006년 21.1명에서 2023년 30.2명으로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50대부터 증가세가 본격화됐다. 60대와 70대에서는 증가 폭이 더 크게 나타났고, 80대 이상 고령층에서도 환자가 빠르게 늘었다. 전립선암이 대표적인 고령 남성 질환이라는 점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생활습관과 만성질환도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학회 분석 결과 당뇨병과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을 가진 남성에서 전립선암 발생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복부비만이 있는 남성은 정상 체형보다 발생 위험이 높았으며 규칙적인 운동을 하지 않는 경우에도 발생률이 상승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흡연의 영향도 적지 않았다. 장기간 담배를 피운 남성의 전립선암 발생률은 흡연 기간이 짧은 집단보다 크게 높게 조사됐다. 학회는 고령화뿐 아니라 생활습관 변화와 대사질환 증가 역시 전립선암 환자 증가의 배경으로 보고 있다.

전립선암이 주목받는 이유는 증상이 나타난 뒤 발견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특별한 이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배뇨장애나 통증이 생긴 뒤 병원을 찾는 환자도 있다. 반면 암이 전립선 내부에 국한된 단계에서 발견되면 치료 성적은 비교적 좋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가장 널리 활용되는 조기 발견 방법은 PSA(전립선특이항원) 혈액검사다. 검사 시간이 짧고 비교적 간단해 의료계에서는 중장년 남성의 정기 검진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하지만 국가암검진 항목에는 아직 전립선암 검사가 포함돼 있지 않다. 개인이 필요에 따라 비용을 부담하고 검사를 받아야 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검진 여부가 경제적 여건이나 건강 관심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학회가 분석한 자료에서는 소득 수준에 따른 차이도 확인됐다. 2023년 기준 상위 소득계층의 전립선암 발생률은 하위 구간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의료계는 이를 실제 질병 발생 차이로 단정하기보다 검진 기회와 의료 접근성 차이가 반영된 결과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전립선암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국가검진 체계가 현재 수준을 유지할지, 아니면 조기 발견을 위한 새로운 검진 정책을 검토할지가 보건의료계의 새로운 논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가검진 확대에 따른 비용과 효과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도 함께 다뤄야 할 쟁점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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