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토양 수분 관측지점 10곳 가운데 약 8곳이 가뭄 단계에 진입했다. 월동채소 파종기를 맞아 농업용수 수요까지 급증하자 제주도가 가뭄과 폭염 대응에 재난안전관리 특별교부세 14억5,700만 원을 긴급 투입한다.
17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도내 토양 수분 관측지점 27곳 가운데 14곳인 51%가 "초기 가뭄·부족", 7곳인 25%가 "가뭄·매우 부족" 상태로 측정됐다. 전체 관측지점의 78%가 가뭄 영향권에 들어간 셈이다.
가장 심각한 "매우 부족" 지점은 최근 열흘 사이 6곳에서 7곳으로 늘었다. 강수량 부족이 이어지면서 토양 수분은 떨어지는 반면 농작물 파종과 정식에 필요한 용수 수요는 집중되고 있다.
특히 월동당근 주산지인 구좌읍과 성산읍의 파종률은 90%에 이르렀다. 월동무와 양배추, 브로콜리도 이달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파종과 정식에 들어가 농업용수 공급이 지연될 경우 초기 생육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임산물 피해도 나타나고 있다. 도내 더덕 재배면적 314㏊ 가운데 약 41%인 130㏊가 가뭄과 폭염으로 피해를 본 것으로 제주도는 추정하고 있다. 구좌·성산·표선 지역을 중심으로 1년생 더덕이 고사하고 1∼3년생은 잎이 마르는 등 생육 부진이 확인됐다. 제주에서는 470여 임가가 더덕을 재배하고 있다.
제주도는 행정안전부로부터 확보한 재난안전관리 특별교부세 가운데 8억1,600만 원을 가뭄 대응에 우선 배정했다. 농업용 수리시설 개보수와 농업용수 연계 관로 설치, 급수차 임차, 대용량 물주머니인 물백과 양수기 확충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임업 분야에는 3,600만 원을 별도로 투입한다. 더덕 등 임산물 피해 지역에 물백과 양수기를 비롯한 급수 장비를 지원하고 재해 복구에 필요한 물품도 공급한다.
폭염 대응에는 6억4,100만 원을 배정했다. 제주시와 서귀포시 주요 지점에 공기 차단막인 에어커튼을 설치하는 데 3억 원을 투입하고, 한림읍 재래시장과 서귀포 향토오일시장에는 2억4,000만 원을 들여 냉각 안개 분사장치인 쿨링포그를 설치한다.
축산 분야 폭염 예방 물품 구입에는 8,000만 원, 기존 그늘막 유지보수에는 2,100만 원이 사용된다. 제주도는 앞서 지난 4월에도 폭염 대응 특별교부세 12억6,000만 원을 확보해 저감 시설 설치와 온열질환 예방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도는 7월 24일부터 농작물 가뭄 대책 종합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 관정 904공과 저수지 5곳, 급수탑 206개를 가동하고 양수기 57대와 물백 106개, 물차 41대 등을 동원해 지금까지 농업용수 4,250톤을 공급했다.
도는 지난 14일 도의회와 특별교부세 집행을 위한 협의를 마쳤으며 18일부터 사업별 예산을 집행한다. 월동채소 파종이 본격화한 만큼 긴급 급수와 시설 확충이 작물 피해 확산을 얼마나 막을 수 있을지가 당분간 제주지역 가뭄 대응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