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가 대면 진료 없이 수면제를 처방받고 매니저를 통해 대리 수령한 혐의로 벌금형 약식명령을 받았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지난 15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싸이에게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약식명령은 피고인이 법정에 출석해 정식 재판을 받는 절차 없이 서면 심리만으로 벌금이나 과료 등을 결정하는 절차다.
약식명령을 받은 당사자는 결정에 불복할 경우 고지받은 날부터 일정 기간 안에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다.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으면 약식명령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
싸이 측은 현재까지 법원에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별도의 재판 절차가 진행되지 않으면 벌금 500만원 처분이 확정될 가능성이 있다.
싸이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병원에 직접 방문하지 않은 상태에서 향정신성의약품에 해당하는 수면제를 처방받고, 매니저를 통해 약을 전달받은 혐의를 받았다. 의료법은 의료인이 환자를 직접 진찰하지 않고 처방전을 발급하는 행위를 제한하고 있으며, 의약품의 처방과 수령 과정에서도 관련 법령이 적용된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싸이가 의료기관에서 대면 진료를 받지 않은 채 처방을 받았는지, 처방된 약을 본인이 직접 수령하지 않고 제3자를 통해 전달받았는지에 맞춰졌다. 수면제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관리되는 만큼 일반 의약품보다 처방과 수령 과정에 대한 관리가 엄격하게 이뤄진다.
수사와 기소 과정에서는 싸이 본인의 약물 복용 여부뿐 아니라 처방이 이뤄진 방식, 의료기관과의 진료 절차, 매니저가 약을 대신 수령한 경위 등이 함께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해당 혐의에 대해 정식 공판 없이 약식 절차로 벌금형을 결정했다.
약식명령은 정식 재판을 거치지 않는 절차인 만큼 형량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나 공개 변론은 진행되지 않는다. 다만 피고인이 정식재판을 청구하면 사건은 일반 형사재판 절차로 전환돼 증거와 사실관계에 대한 심리가 이뤄질 수 있다.
이번 처분은 연예인의 처방약 관리와 의료기관의 비대면 처방 절차를 둘러싼 주의 의무를 다시 드러낸 사례다. 비대면 진료가 허용되는 범위가 확대됐더라도 향정신성의약품은 처방과 수령 과정에서 별도의 제한이 적용될 수 있어 일반 의약품과 동일하게 취급하기 어렵다.
싸이 측이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은 가운데, 법원의 약식명령이 확정될 경우 사건은 벌금 납부 절차로 마무리된다. 다만 향정신성의약품 처방 과정에서 의료진과 환자, 대리 수령자에게 요구되는 절차와 책임을 둘러싼 논의는 남게 됐다.
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