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범죄 수사에 사용하는 사건수사비 집행 실태를 점검한 결과, 부정 사용과 절차 위반 적발 건수가 1년 만에 2.7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 대상이 확대되면서 적발 규모가 커졌지만, 위반자에 대한 조치는 대부분 주의나 환수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사건수사비 위반 적발 건수는 2023년 957건에서 2024년 2,571건으로 늘었다. 적발 인원도 같은 기간 556명에서 946명으로 증가했고, 적발 금액은 2,697만원에서 5,784만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사건수사비는 범죄 수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식비와 교통비, 유류비, 주차료 등 현장 활동 경비를 말한다. 수사관이 개인카드나 현금으로 비용을 먼저 지출한 뒤 영수증 등 증빙자료를 제출하면 팀장과 과장 등의 검토를 거쳐 지급되는 방식이다.
적발 건수가 급증한 데는 경찰의 감사 범위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경찰은 2023년까지 경찰서 종합감사를 중심으로 사건수사비 집행 실태를 점검했지만, 2024년부터는 시도경찰청 종합감사까지 점검 대상을 넓혔다.
감사 강화 이후에도 위반 사례는 이어졌다. 지난해에는 2,502건의 위반이 적발됐고, 적발 인원은 1,034명, 금액은 5,606만원이었다. 올해도 6월 말까지 744건이 적발됐으며, 관련 인원은 423명, 적발 금액은 3,000만원 안팎으로 집계됐다.
다만 위반자에 대한 처분은 비교적 가벼운 수준에 머물렀다. 주의와 경고, 시정, 통보, 환수 등이 대부분이었다. 적발 금액이 큰 상위 5건 가운데 최고액은 107만2,500원이었으며, 4건은 환수 조치, 1건은 경고 처분을 받았다.
일선 경찰에서는 사건수사비 자체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 수사지원 예산은 2024년 623억8,800만원에서 지난해 629억2,800만원으로 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해 예산은 582억4,200만원으로 오히려 전년보다 줄었다.
결국 사건수사비 집행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감사와 관리 절차를 강화하는 동시에, 현장 수사에 필요한 예산이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는 과제가 함께 제기된다. 감사 확대가 단순 적발 증가에 그치지 않고 반복되는 절차 위반을 줄이는 관리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남은 쟁점이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