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직의 중간 간부에 해당하는 경위와 경감 계급에서 비위 징계자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6년 동안 징계를 받은 경찰관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들 계급에 몰리면서, 개인 비위뿐 아니라 현장 지휘와 내부 감독 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1년부터 2026년 6월까지 징계를 받은 경찰관은 2,814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경위는 964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감이 714명으로 뒤를 이었다. 두 계급을 합치면 1,678명으로 전체 징계자의 59.6%에 해당한다. 경찰 조직에서 경위와 경감은 수사팀과 지구대·파출소 등에서 현장 업무를 수행하거나 후배 경찰관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하위 계급에서도 징계 사례가 이어졌다. 경사는 338명, 경장은 333명, 순경은 206명이었다. 경정 계급은 174명, 총경은 64명으로 조사됐으며, 경무관 12명과 치안감 7명, 치안정감 2명도 징계 명단에 포함됐다.
연도별 징계 인원은 2021년 493명에서 2022년 471명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이후 다시 증가했다. 2023년 486명, 2024년 536명, 2025년 528명이 징계를 받았다. 올해 상반기에도 300명이 징계 처분을 받아 연말까지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전년 수준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
징계 사유에는 품위유지 의무 위반, 성실의무 위반, 비밀엄수 의무 위반 등이 포함됐다. 경찰관의 부적절한 언행이나 근무 태도뿐 아니라 직무상 알게 된 정보를 외부에 누설하거나 맡은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경우도 징계 대상이 됐다.
징계 수위는 감봉 등 비교적 낮은 처분에 그친 사례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정직과 강등, 해임, 파면 등 중징계를 받은 경찰관도 전체 징계자의 상당수를 차지했다. 공권력을 행사하는 경찰관의 비위가 국민의 신뢰와 수사 결과의 공정성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징계 비율 자체도 중요한 관리 지표로 꼽힌다.
특히 경위와 경감 계급에서 징계자가 많다는 점은 조직 내 지휘·감독 공백과 연결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은 일선 경찰관의 업무를 배분하고 사건 처리 과정을 관리하는 위치에 있어, 본인의 비위뿐 아니라 부하 직원에 대한 감독 책임도 함께 요구된다.
경찰의 수사 권한이 확대되는 형사사법 체계 개편을 앞두고 내부 통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의 인권 침해와 정보 유출, 사건 처리 지연 등을 막기 위해 감찰 기능을 강화하고, 징계 이후 재발 방지 교육과 인사 관리도 실효성 있게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찰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징계 건수를 줄이는 데만 있지 않다. 비위가 어느 부서와 계급에서 반복되는지 원인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중간 간부의 지휘 책임과 현장 경찰관에 대한 감독 체계를 어떻게 보완할지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최예원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