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에서 촬영된 환자 진료 영상이 해외 불법 사이트에 유출된 피해 사례가 잇따라 확인되면서 의료기관 사이버 보안 문제가 국정감사 도마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은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산부인과와 성형외과 등 의료기관에서 촬영된 진료 영상이 해외 불법 사이트에 유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허 의원은 “9월 초 의원실로 산부인과와 성형외과 등의 치료 과정이 해외 불법 사이트에서 음란물처럼 유통되고 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특히 산부인과 관련 영상이 가장 많이 확인됐으며, 환자가 임신중절 등 치료를 받는 모습까지 외부로 유출된 사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허 의원실이 직접 확인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영상은 80건이며, 피해자는 1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부인과와 성형외과뿐 아니라 한방과 재활의학과 등에서도 환자가 주사를 맞거나 치료를 받는 장면이 외부로 유출된 사례가 확인됐다.
허 의원은 의료기관 내부 전산망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랜섬웨어 공격으로 병원 내부 전산망이 침해된 사례가 지난해 8건, 올해 14건 발생했다고 밝혔다.
강원대병원의 경우 사이버 공격으로 약 4시간 50분 동안 진료가 중단됐으며, 화순전남대병원에서는 298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의료기관의 전산시스템에는 환자의 진료기록과 개인정보를 비롯해 각종 의료 영상과 민감정보가 저장돼 있어 사이버 공격이 발생할 경우 피해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도 보건의료 분야의 정보보안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민간 의료기관과 복지부가 함께 보안을 어떻게 획기적으로 강화할 것인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로 규정해야 할 부분과 비용이 수반되는 부분이 있는데 의료기관들이 많은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며 “현재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 등과 관련 문제를 논의하면서 자체적인 보안 강화 계획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법 유출 영상에 대해서는 신속한 차단 조치에도 나설 방침이다.
정 장관은 “불법 영상은 신속하게 차단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의료기관의 영상정보와 개인정보는 진료 과정에서 생성되는 고도의 민감정보인 만큼 향후 정부가 의료기관의 보안 기준을 어느 수준까지 강화할지와 이미 해외 사이트에 유출된 영상의 삭제·차단 및 피해자 보호 대책이 주요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