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정이 과거 신장암 투병과 전 재산 사기 피해를 동시에 겪으며 방송 은퇴까지 고민했던 힘겨웠던 시간을 고백했다. 그는 트로트 가수 '천록담'으로 인생 2막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아내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하며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이정은 지난 1일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출연해 그동안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개인사를 담담하게 털어놨다. 그는 "8년 전 마음속으로 은퇴를 결심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제주도로 내려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의 삶에 결정적인 위기가 찾아온 것은 약 2~3년 전, 마흔 살 무렵이었다. 이정은 "마흔 살에 신장암 1기 진단을 받았고, 비슷한 시기에 전 재산을 사기당하는 일까지 겪었다"며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그는 "노래하는 것 자체가 너무 무겁고 힘든 짐처럼 느껴졌다"고 토로했다.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트로트'와 '가족'이었다. 이정은 '천록담'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트로트 가수에 도전하며 음악의 즐거움을 되찾았다고 밝혔다. 그는 "예전에는 노래를 잘해야 한다는 강박이 컸지만, 트로트를 시작하면서 마음이 편해졌고 지금은 무대에 서는 자체가 행복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특히 2022년 결혼한 아내의 헌신적인 응원이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혼인데도 활동 때문에 떨어져 지내 거의 '월말부부'처럼 살고 있다"며 아내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어 영상 편지를 통해 "여보, 1년 반만 더 버티면 돼. 더 호강시켜줄게. 사랑해"라고 외치며 눈시울을 붉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한때 모든 것을 포기하려 했던 위기를 딛고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며 재기에 나선 이정의 진솔한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과 함께 따뜻한 응원을 이끌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