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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검찰 개혁" 제도가 아니라 권력의 문제다.

이명기 논설위원(대기자) | 입력 26-03-27 07:28


[출처: MBC 손석희 질문들]

임은정 지검장의 발언은 하나의 의견이 아니다.그것은 오랜 시간 누적된 침묵이 균열을 일으키며 밖으로 새어나온,
내부로부터의 문제 제기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 그것은 미완의 개혁이다.”
이 한 문장은 단순한 평가가 아니다.
대한민국 형사사법 체계 전체를 향한 선언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검찰을 너무 쉽게 이해해왔다.

‘범죄를 수사하고, 법정에 세우는 기관’
그러나 그것은 기능일 뿐, 본질이 아니다.
검찰의 본질은 국가 권력 중에서도 가장 직접적으로 개인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권력이다.

수사를 시작하면 인생이 흔들리고
기소를 하면 사회적 낙인이 찍히며
기소를 하지 않으면 사건은 존재하지 않았던 일이 된다

이 모든 권한이 한 기관에 집중된 구조,
그것이 바로 지금 우리가 논쟁하고 있는 문제의 출발점이다.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는
단순한 제도 개편이 아니다.
그것은
“권력은 나눠야 하는가”라는 근본 질문이다.

그리고 이 질문 앞에서
검찰 내부조차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직 부장검사가 공개적으로 비판에 나섰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의미심장하다.
이는 단순한 의견 충돌이 아니다.

그것은 검찰이라는 조직이 더 이상 하나의 철학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선언이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냉정해져야 한다.

검찰 개혁을 둘러싼 논쟁은
결코 ‘선과 악’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효율 vs 통제
권력 유지 vs 권력 분산
조직 논리 vs 시민 권리
이 세 가지 축이 충돌하는 구조적 문제다.
검찰 내부에서 나오는 반발의 핵심은 이것이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면
범죄 대응이 느려지고, 책임 소재가 흐려진다.”
틀린 말이 아니다.
실제로 권력이 나뉘면 효율은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반드시 되물어야 한다.
“효율적인 권력은 항상 정당한가?”
역사는 그렇지 않다고 말해왔다.
가장 효율적인 권력은 언제나
가장 위험한 권력이었다.

반대로 개혁을 주장하는 쪽은 말한다.
“검찰 권한은 지나치게 크다.
이제는 나눠야 한다.”
이 주장 역시 옳다.
그러나 여기에도 함정이 있다.
권력을 나눈다고 해서
자동으로 정의가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경찰로, 다른 기관으로 권력이 이동할 뿐
권력 자체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의 논쟁은
사실 더 깊은 층위에 있다.

[출처: MBC 손석희 질문들]

이것은
검찰 개혁 논쟁이 아니라
국가 권력 설계 논쟁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묻고 있다.
권력은 한 곳에 집중될 때 강해지는가
아니면 나눠질 때 안전해지는가
그리고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그 권력은 결국 누구를 위한 것인가.”
검찰은 지금 선택의 순간에 서 있다.
스스로를 개혁의 주체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개혁의 대상으로 남을 것인가.
내부 비판을 억누르는 조직은
결국 외부의 강제에 의해 무너진다.

반대로 내부의 균열을 인정하고
스스로를 바꾸는 조직만이 살아남는다.
이번 사안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법안의 세부 조항이 아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검찰 내부에서조차 “이대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위기이자 동시에 기회다.
개혁은 언제나 불완전하게 시작된다.

완성된 개혁은 존재하지 않는다.
완성된 권력만 존재할 뿐이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완벽한 제도가 아니라
끊임없이 수정 가능한 구조다.
검찰 개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니, 이제야 시작됐다고 보는 것이 맞다.
그리고 그 끝은 법이 아니라

사람과 권력에 대한 인식 변화에서 결정될 것이다.결국 모든 논쟁은 하나로 수렴된다.권력은 누구의 것인가.
국가의 것인가,
조직의 것인가,
아니면 시민의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개혁은
결국 또 다른 권력의 재편에 불과하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그러한 개혁은 언젠가 다시
또 다른 개혁을 요구받게 된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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