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31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노동절(5월 1일)을 법정공휴일로 지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휴일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번 개정안 통과에 따라 노동절은 관공서가 쉬는 공휴일에 공식 포함됐다.
그동안 노동절은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에 따른 유급휴일로 관리되어 왔다.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민간 기업 노동자들은 휴무를 보장받았으나, 공무원과 교원 등은 법적 근로자 지위 논란과 복무 규정 체계의 차이로 인해 정상 근무를 해왔다. 학교와 동주민센터 등 공공기관이 노동절에도 운영되면서 맞벌이 부부의 돌봄 공백이나 행정 서비스 이용의 혼선이 매년 반복됐다.
이번 개정안은 노동절을 명절, 국경일과 동일한 법정공휴일 지위로 격상시켰다. 법안이 정부로 이송되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되면 다가오는 5월 1일부터 즉시 적용된다. 공무원과 교원, 우체국 종사자 등 그간 휴식권 사각지대에 놓였던 직군들이 모두 쉬는 날로 전환되면서 전국적인 휴무 체계가 일원화되는 셈이다.
본회의장에서 법안 통과를 지켜본 노동계 관계자들은 의결 직후 서로 악수를 나누며 안도하는 기색을 보였다. 반면 경영계 일부에서는 공휴일 증가에 따른 조업 중단과 인건비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회의장 밖 복도에서는 이번 법안 처리가 민생 법안 우선 처리의 결과물인지, 선거를 의식한 행보인지를 두고 취재진과 보좌진 사이의 질의응답이 오가기도 했다.
지난 1월 제헌절이 18년 만에 공휴일로 재지정된 데 이어 노동절까지 합류하면서 우리나라의 연간 공휴일은 총 17일로 집계됐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도 적지 않은 수준이다. 정부는 공휴일 확대로 인한 내수 진작 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갑작스러운 휴무일 증가에 따른 업무 연속성 확보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공공기관과 교육 현장의 변화는 당장 이번 노동절부터 가시화될 전망이다. 각급 학교는 재량휴업일 지정 대신 공식적인 휴교에 들어가며, 관공서 민원 업무도 중단된다. 다만 의료기관의 진료 공백이나 필수 서비스 유지 여부는 여전히 개별 기관의 판단과 노사 합의 영역으로 남아 있어 현장의 혼선 가능성이 제기된다.
노동절의 공휴일 편입으로 휴식권의 보편적 보장이라는 명분은 세워졌으나, 대체공휴일 적용 여부와 민간 부문의 유급휴일 수당 지급 기준 등 세부 시행령 정비 과정에서 노사정 간의 추가적인 해석 충돌은 불가피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