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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성장률 전망 2.6%로 상향…반도체 호황이 경기 눈높이 바꿨다

박태민 기자 | 입력 26-06-02 09:18



한국은행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6%로 대폭 상향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 개선이 반영된 결과다. 기준금리는 연 2.50%로 8차례 연속 동결됐지만, 물가와 환율 부담이 커지면서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했다. 같은 날 발표한 2026년 5월 경제전망에서는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를 2월 전망 2.0%에서 2.6%로 0.6%포인트 올렸다. 한국은행은 공식 안내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을 2.6%로 큰 폭 상향했고,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도 2.2%에서 2.7%로 높였다고 밝혔다.

성장률 전망 상향의 핵심 배경은 반도체다.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 시장 성장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출이 강하게 회복됐고, 이는 전체 수출과 제조업 생산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은은 반도체 경기와 중동전쟁 관련 불확실성이 전망 경로의 주요 변수라고 설명했다.

1분기 성장률도 전망 수정에 영향을 줬다.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이 전기 대비 1.7%,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고 밝혔다. 실질 국내총소득도 전기 대비 7.5% 늘어 수출 개선 효과가 소득 지표에도 반영됐다.

내년 성장률 전망도 함께 올라갔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2.1%로 높였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 2.6%는 한국개발연구원의 2.5%보다 소폭 높고, 주요 국제기구의 기존 전망보다도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다만 성장률 전망 상향은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추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물가 상승률 전망을 함께 높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기존 2.2%에서 2.7%로 상향됐다. 중동 지역 불안에 따른 유가 상승과 원화 약세, 경기 회복이 동시에 물가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금통위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조선일보는 신 총재가 2026 BOK 국제콘퍼런스에서도 물가와 성장이 모두 강한 상황에서 통화정책 방향은 명확하다고 언급하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재차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경제 현장에서는 기대와 부담이 엇갈린다. 반도체 수출 호조는 기업 실적과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AI 반도체 랠리는 수출과 투자 심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그러나 고환율과 고유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겹치면 자동차, 건설, 정유, 석유화학 등 차입과 원자재 부담이 큰 업종에는 비용 압박이 커질 수 있다.

가계도 금리 변수에서 자유롭지 않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소비 여력은 줄어든다. 반도체 호황이 전체 성장률을 끌어올리더라도 내수와 취약계층의 체감 경기가 같은 속도로 개선되기는 어렵다.

이번 성장률 전망 상향은 한국 경제가 반도체 사이클에 다시 강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출 지표와 기업 실적이 개선되면 성장률은 더 버틸 수 있지만, 물가와 환율이 흔들리면 금리 인상 압력이 커진다. 한국은행의 2.6% 전망은 경기 회복 신호이면서 동시에 통화정책이 더 매파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경고로도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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