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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자그룹, 캄보디아 정부와 유착한 국제범죄조직…미·영 자산 동결

이수민 기자 | 입력 25-10-16 14:03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납치·감금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태자그룹’이 캄보디아 권력층과 유착된 국제 범죄조직으로 드러났다. 미국과 영국 정부는 태자그룹의 자산을 동결하고, 조직의 실질적 수장인 천즈 회장을 국제 수배했다.

태자그룹은 스스로를 “캄보디아의 물류와 기술 발전을 선도하는 기업”이라고 홍보하며 국가 경제 성장의 동반자를 자처해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규모 온라인 사기와 보이스피싱, 인신매매, 강제노동 등을 통해 막대한 불법 수익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 조직은 ‘태자단지’라 불리는 사기 산업 단지를 운영하며, 전 세계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금융 사기와 가상화폐 범죄를 저질러왔다. 그룹의 계열사 중 일부는 한국 연예인과의 협업을 통해 이미지를 세탁하려 시도한 정황도 드러났다.

‘버닝썬 사태’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그룹 빅뱅 출신 승리 역시 2024년 캄보디아를 방문해 “아시아에서 가장 훌륭한 나라인 캄보디아를 말이죠!”라며 현지의 한 술집을 홍보하는 영상을 찍은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이 술집이 태자그룹 계열사로 밝혀지면서, 승리의 영상이 사실상 범죄조직의 홍보 수단으로 악용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태자그룹의 실질적 지배자인 천즈는 중국계 귀화 캄보디아인으로, 2015년 그룹 설립 이후 합법 사업을 위장해 조직을 확장시켰다. 그는 캄보디아 권력 핵심인 훈센 전 총리 가문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고문’ 직함을 얻는 등 정치권과의 유착을 통해 비호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법무부는 천즈가 정치인들에게 거액의 뇌물을 제공하며 조직의 보호를 받았고, 조직 내에서는 “죽지 않을 정도로만 폭행하라”는 등 구체적 폭력을 지시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영 양국 정부는 태자그룹과 천즈의 자금망을 제재 명단에 올리고, 범죄수익 약 21조 원을 몰수 대상으로 지정했다.

유엔은 태자그룹이 운영하는 태자단지와 그 외 지역에서 최소 10만 명 이상이 강제로 온라인 사기 범죄에 동원되고 있다고 추산했다. 피해자 상당수는 동남아와 한국, 중국 등지에서 취업을 미끼로 현지에 유인된 뒤 여권을 빼앗기고 감금된 상태에서 강제로 사기에 가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사회는 이번 사태를 ‘국가가 묵인한 초국가적 범죄’로 규정하고, 캄보디아 정부의 공조 수사와 인신매매 근절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 관계자는 “태자그룹은 단순 범죄조직이 아닌, 정부 부패와 결탁한 초대형 범죄 네트워크”라며 “전 세계 공조를 통해 반드시 해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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