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통합을 가로막는 "걸림돌 제거"를 언급하며 한동훈 전 대표를 겨냥한 징계 가능성을 시사하자, 한 전 대표가 "나는 걸림돌이 맞다"며 정면 돌파 의지를 피력했다. 2026년 1월 5일, 한 전 대표는 지상파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현 지도부의 이른바 "조작 감사" 의혹을 강하게 비판하며 당권파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계파 갈등이 "계엄 극복 대 퇴행 세력"의 프레임 대결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한 전 대표는 이날 방송에서 장 대표의 발언을 적극적으로 되받아쳤다. 그는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퇴행 세력들에게는 계엄을 극복하고 미래로 가려는 상식적인 사람들이 걸림돌일 것"이라며 자신을 향한 제거 시도를 민심에 역행하는 행위로 규정했다. 특히 장 대표가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한다"고 밝힌 것을 두고, 사실상 자신을 향한 정치적 숙청 예고라고 판단해 강경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의 핵심인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는 "조작 감사"라는 표현을 쓰며 날을 세웠다. 그는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이 발표한 결과에 대해 "동명이인 등 무관한 사람의 게시물을 마치 내 가족이 쓴 것처럼 조작했다"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걸림돌 하나는 치울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민심이라는 거대한 산은 옮길 수 없을 것"이라며 현 지도부의 징계 추진이 대중적 지지를 얻지 못할 것임을 경고했다.
친한계 인사들도 지도부의 강경 기류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미워하는 사람을 쳐내는 것은 진정한 통합의 길이 아니다"라며 장 대표의 "걸림돌 제거" 발언이 한 전 대표를 지칭한 것이 아니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감정을 가라앉히고 대화를 통해 오해를 푸는 것이 당의 분열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지도부에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반면 장동혁 대표 측은 당원 게시판 문제를 매듭짓지 않고서는 당의 기강을 바로잡거나 진정한 연대를 이룰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당무감사위원회가 한 전 대표를 윤리위원회에 회부한 만큼, 절차에 따른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당내 일각에서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보수 통합이 절실한 시점에 전·현직 지도부가 극한 대립을 이어가는 것을 두고 당의 공멸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명예훼손 논란을 넘어 국민의힘 내부의 주도권 다툼과 직결되어 있다. 한 전 대표가 "백의종군" 대신 "걸림돌"을 자처하며 저항에 나섬에 따라, 향후 윤리위원회의 징계 수위와 그에 따른 당내 세력 재편 방향에 정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이번 갈등이 해결점을 찾지 못할 경우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대규모 탈당이나 분당 사태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