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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거래' 의혹 현직 부장판사 구속영장…10년 만의 영장 청구

강동욱 기자 | 입력 26-03-19 10:14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변호사로부터 수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하고 재판 형량을 임의로 감경해 준 혐의를 받는 현직 부장판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현직 부장판사를 대상으로 한 구속영장 청구는 2016년 ‘정운호 게이트’ 이후 약 10년 만이다.

공수처는 1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및 뇌물공여 혐의로 김 모 부장판사와 정 모 변호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이들이 직무와 관련해 금전을 주고받으며 사법부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김 부장판사는 2023년 지방 법원 재직 당시 정 변호사로부터 수천만 원의 금품을 받은 뒤, 정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들의 형량을 항소심에서 깎아준 혐의를 받는다. 공수처 수사 결과, 1심에서 실형이나 집행유예가 선고됐던 사건 20여 건이 김 부장판사를 거치며 형량이 낮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뇌물수수 혐의 외에 부동산 무상 사용 의혹도 포착됐다. 김 부장판사는 정 변호사 소유 건물의 일부 공간을 약 1년 동안 임대료 없이 빌려 아내의 바이올린 교습소로 활용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공수처는 이를 사실상의 경제적 이익 제공으로 보고 뇌물 혐의 액수에 포함시켰다.

사법부 내 현직 부장판사가 비위 혐의로 구속 갈림길에 선 것은 과거 김수천 전 부장판사 사례 이후 처음이다. 당시 김 전 부장판사는 원정 도박 사건 등으로 구속기소 돼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번 영장 청구는 공수처 출범 이후 현직 법관의 직무 관련 비리를 정조준한 핵심 수사로 꼽힌다.

공수처 관계자는 어제 취재진과 만나 이번 사건의 엄중함을 강조했다. 공수처는 그간 계좌 추적과 관련자 진술을 토대로 금품의 대가성을 입증하는 데 주력해왔으며, 증거 인멸 우려 등을 이유로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영장 청구가 향후 법관 탄핵 논의나 사법 개혁 목소리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김 부장판사와 정 변호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조만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재판 결과에 따라 사법 행정 전반에 대한 불신이 확산될 수 있는 만큼, 법원의 영장 발부 여부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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