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부산에서 열린 바다의날 기념식에서 부산과 동남권을 대한민국 해양수도권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과 해사법원 설립, 동남권 투자공사 집적 등을 통해 해양산업과 물류, 관광을 묶은 해양경제권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27일 오전 부산 영도구에서 열린 제31회 바다의날 기념식에 참석해 "국민주권정부는 김영삼 대통령께서 꿈꾸었던 해양강국 대한민국으로의 힘찬 도약을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바다의날은 바다의 경제적·환경적·역사적 가치를 알리고 해양수산 종사자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1996년 지정된 법정기념일이다.
이 대통령은 "바다를 통해 세계를 잇고 평화의 길을 열고, 공동 번영의 터전을 만드는 진정한 해양 강국의 비전을 바로 이곳 부산을 비롯한 동남권에서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1996년 김영삼 정부의 해양수산부 출범은 해운과 항만, 조선과 해양산업, 수산업의 경쟁력을 키워 대한민국을 해양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었다"고 말했다.
바다의날과 해양수산부 출범은 부산과도 인연이 깊다. 1996년 제1회 바다의날 행사는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열렸고,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해양수산부 신설 방침을 발표했다. 이후 같은 해 8월 해양수산부가 출범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 통상 질서와 공급망 재편 속에서 바다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 경제의 핏줄인 바다의 안전과 주도권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대한민국은 유라시아와 인도·태평양을 잇는 중심축이 돼 자유로운 항행과 열린 무역 질서를 수호하겠다"고 말했다.
해운·항만 산업에 대한 국가전략산업 육성 방침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해운 산업이 단순한 물류 산업이 아니라 국가 경제와 안보를 굳건히 지탱하는 핵심 산업이라는 인식 아래 우리 해운·항만 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했다. 이어 "우리 손으로 온전히 통제할 수 있는 해운 공급망을 새롭게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해운과 조선의 연계 산업 육성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해운과 조선의 상생 발전 생태계를 구축하고, 해상보험과 선박금융, 해운 법률서비스 산업도 폭넓게 키우겠다고 밝혔다. 이는 조선·해운·금융·법률 기능을 함께 묶어 동남권 해양산업 기반을 넓히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부산과 동남권 발전 구상도 기념사의 핵심이었다. 이 대통령은 "동남권은 세계 최고의 해양 거점으로 도약할 지정학적 잠재력과 역량을 품고 있다"며 "부산을 비롯한 동남권을 가능성과 기회가 넘치는 새로운 경제권으로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항만과 공항, 철도, 도로가 이어지는 물류 인프라를 확충하고 남해안 전체를 아우르는 해양관광벨트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부산항과 가덕도신공항, 철도·도로망을 연계해 물류와 관광,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남부권 성장축을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해양수산부 부산 시대도 강조했다. 그는 "부산에 본격적인 해수부 시대를 활짝 열어젖히겠다"며 해운기업과 관련 공공기관, 해사법원, 동남권 투자공사 등이 집적된 해양클러스터를 신속하게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시대를 연 해양수산부가 올해 바다의날 기념식을 부산에서 개최한 것도 해양수도 구상과 맞물려 주목을 받았다.
부산에서 바다의날 기념식이 열린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부산에서는 1996년 신선대부두 첫 기념식을 시작으로 1998년 감만부두, 2015년 국립해양박물관, 2022년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크루즈부두 등에서 기념식이 열렸다.
이 대통령은 "부산을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해양수도로, 동남권을 남부 해양수도권으로 육성하겠다"며 "국가 필생의 과제라고 할 수 있는 국가 균형발전을 반드시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해양수도 부산 구상은 해수부 이전과 해양산업 집적, 남해안 관광벨트, 동남권 물류망 확충이 실제 속도를 내느냐에 따라 성과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