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마임축제로 꼽히는 춘천마임축제가 물과 몸짓이 뒤섞인 개막난장으로 막을 올렸다. 축제 첫날 춘천 중앙로 일대는 시민과 관광객, 예술가들이 함께 물을 맞고 뛰며 어우러지는 거대한 거리 무대로 바뀌었다.
제38회 춘천마임축제는 지난 24일 개막 프로그램 "아!水라장"을 시작으로 오는 31일까지 춘천 중앙로와 축제극장몸짓, 석사천 산책로, 우두공원 등 시내 곳곳에서 열린다. 올해 축제 주제는 "몸풍경"이다. 몸과 환경, 예술적 관계망이 서로 섞이며 도시 전체를 하나의 공연장으로 확장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마임은 대사 없이 표정과 몸짓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공연예술이다. 춘천마임축제는 이 전통적 형식을 무대 안에 가두지 않고 거리와 물, 시민 참여 프로그램으로 확장해 왔다. 올해 개막난장도 예술가와 관객의 경계를 허물고, 시민과 관광객이 직접 축제의 일부가 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중앙로에서 펼쳐진 "아!水라장"은 물을 매개로 한 춘천마임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이다. 물총과 물줄기가 오가고, 참가자들은 도심 한복판에서 뛰고 춤추며 축제의 시작을 함께했다. 축제장에는 물놀이존 "워터붐"도 운영돼 가족 단위 관람객과 청소년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휴양존과 키즈존도 함께 마련돼 현장은 공연장보다 여름 축제장에 가까운 분위기를 보였다.
올해 "아!水라장"은 "몸풍경 3개년 프로젝트"의 두 번째 장인 "정화에서 전이로"를 주제로 진행됐다. 지난해 "정화의 몸"이 감각을 비워내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는 물의 흐름을 따라 멈춰 있던 감각과 도시의 움직임을 다시 깨우는 데 무게를 뒀다. 물줄기 속에서 몸을 움직이는 관객의 참여 자체가 공연의 장면이 됐다.
거리공연도 중앙로 곳곳에서 이어졌다. 축제 대표 거리 퍼포먼스인 "슈트맨"은 정장 차림의 퍼포머들이 시민들 사이를 누비며 즉흥적인 몸짓을 선보였다. 감자아일랜드와 협업한 마임맥주 퍼포먼스 "비바 라 비다, 건배!"도 축제 현장의 눈길을 끌었다.
이두성 춘천마임축제 예술감독이 연출한 주제공연 "물의 숨, 깨어나는 몸, 물드는 몸"에서는 프로젝트팀 "몸꾼"과 "프로젝트 루미너리"가 참여했다. 공연은 물의 흐름과 신체 움직임을 연결해, 물놀이와 예술 사이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넘나들었다.
국내외 예술가들의 거리 퍼포먼스도 축제 첫날을 채웠다. 직시, Mr. 코피니, 잠시드벡 미르자예프, 삑삑이, 에밀리아노 알레시 컴퍼니 등이 시민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공연을 펼쳤다. 관객들은 멀리 떨어진 객석에서 바라보는 대신 거리 한가운데서 공연을 마주했다.
중앙로 개막난장이 끝난 뒤에는 축제극장몸짓에서 개막작 "판옵티콘 & 코지마야 만스케 극장"이 이어졌다. 축제 첫날은 거리 난장과 극장 공연,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하루 안에서 연결되며 춘천마임축제의 성격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춘천마임축제는 오는 31일까지 계속된다. 평일에는 석사천 산책로와 우두공원 등에서 "걷다보는마임"이 진행되고,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 "COMMONZ·봄", 실험형 공연 "예술난장 X", 밤샘난장 "도깨비난장"도 이어진다. 올해 축제는 실내 무대와 거리, 물과 몸짓, 관객 참여가 한데 섞이는 방식으로 춘천 전역을 공연장으로 바꿔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