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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렌식·진술분석으로 방화·학대 입증…대검, 과학수사 우수사례 선정

이정호 기자 | 입력 26-05-28 09:56



대검찰청이 디지털포렌식과 진술분석, 문서감정, 정보기술 분석 등을 활용해 범행의 실체를 밝힌 사건들을 올해 1분기 과학수사 우수사례로 선정했다. 피의자가 혐의를 부인하거나 피해자 진술만으로 입증이 쉽지 않았던 사건에서 과학수사 기법이 핵심 증거 확보에 활용됐다.

대표 사례로는 광주지검 형사3부의 방화 사건 수사가 꼽혔다. 피의자 A씨는 자신의 주거지에서 냄비에 든 숯에 불을 붙여 방화한 혐의를 받았지만, 수사 과정에서 "장어를 굽기 위해 숯불을 피웠다"며 고의를 부인했다. 수사팀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A씨로부터 "내가 살기 싫은데 너희가 왜 그러냐"는 취지의 말을 들은 점에 주목했다.

검찰은 A씨의 휴대전화를 디지털포렌식해 범행 전날 여자친구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은 문자메시지와 범행 직전 여자친구에게 전화해 "불을 피우고 죽겠다"는 취지로 말한 통화 녹음 파일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A씨의 방화 고의를 입증하고 일반물건방화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인천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에서 발생한 장애인 학대 사건도 우수사례에 포함됐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피해 장애인들의 진술을 분석해 신빙성을 확인하고, 기존에 드러나지 않았던 추가 범행까지 규명해 피의자를 구속 기소했다. 피해자의 의사 표현과 진술 구조를 정밀하게 살피는 진술분석이 학대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데 활용된 사례다.

목포지청 형사2부는 휴대전화 대리점 대표가 직원을 장기간 폭행한 사건에서 문서감정을 통해 이른바 신체포기각서의 존재를 밝혀냈다. 피해자가 장기간 폭행을 당했다는 진술 외에 문서의 작성 여부와 진정성을 확인하는 과정이 혐의 입증의 근거가 됐다.

기술유출 사건에서도 과학수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는 삼성전자 특허 기술유출 사건을 수사하면서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특허분석자료를 분석했다. 검찰은 IT 전문수사관이 해당 자료가 단순 공개기술 정리가 아니라 기업 내부의 특허 전문 인력이 상당 기간 분석한 기밀자료라는 점을 확인하면서 피고인 2명을 구속했다.

대검은 이번 우수사례들이 과학수사가 단순 보조수단을 넘어 범행 동기와 고의, 피해 진술의 신빙성, 문서의 진정성, 기술자료의 영업비밀성을 밝히는 핵심 절차로 기능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특히 디지털 기기와 전자문서, 온라인 자료가 범죄의 주요 증거로 남는 사건이 늘면서 포렌식과 전문 분석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이번에 선정된 사건들은 범행을 부인하는 피의자 진술을 과학수사로 반박하거나, 피해자가 취약한 위치에 있어 진술만으로 사건을 밝히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대검은 일선 검찰청의 과학수사 역량을 높이고, 사건 유형별 전문 분석 기법을 공유해 실체 규명과 피해자 보호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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