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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에너지 시설 '보복 폭격'에 국제유가 직격탄…브렌트유 110달러 육박

강호식 기자 | 입력 26-03-19 09:28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심 에너지 생산 기지인 사우스파르스 가스전과 아살루예 정제 시설을 전격 폭격했다. 이란은 즉각 카타르 등 걸프 지역 에너지 시설에 미사일 보복을 감행하며 맞불을 놓았다. 중동발 공급망 붕괴 공포가 확산하면서 국제유가는 장중 배럴당 110달러 선까지 치솟는 등 요동치고 있다.

현지시간 18일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3.8% 급등한 배럴당 107.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산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는 상승 폭을 키우며 111달러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반면 뉴욕상업거래소의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4월물은 0.1% 오른 96.32달러에 마감해 두 유종 간 가격 차가 이례적으로 벌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은 이란 남서부 해안의 사우스파르스 가스전 3·4·5·6 지구를 정조준했다. 이란 국영방송은 해당 시설이 미사일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으며 현재 가동이 전면 중단된 상태라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이 테헤란 인근 연료 저장고를 타격한 적은 있으나, 국가 경제의 중추인 대규모 에너지 생산 시설을 직접 타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공습 직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주변국 에너지 시설에 대한 보복을 선언했다. 실제로 이날 오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의 20%를 책임지는 카타르 라스라판 산업단지 내 가스 시설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카타르 내무부는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인한 피해임을 확인하고 국가 핵심 시설에 광범위한 타격이 입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의 한 에너지 전문가는 이스라엘의 생산 시설 타격과 이란의 보복 공격이 맞물리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극에 달했다고 평가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물리적 봉쇄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단순한 수급 불안을 넘어선 구조적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동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의 에너지 수급에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백악관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이스라엘로부터 사전에 가스전 공격 계획을 통보받았으나 작전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최대 가스전 폭격에 대해서는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도, 에너지 시설에 대한 추가적인 확전은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월스트리트저널 등 현지 매체를 통해 전달했다.

현재 이란 아살루예 정제 단지에서는 화재 진압 작업이 이어지고 있으나 가동 재개 시점은 불투명한 상태다. 걸프국가들은 자국 에너지 시설 인근의 경계 수위를 최고 단계로 격상했다. 이번 사태로 인한 국제 에너지 가격의 상방 변동성이 어디까지 확대될지를 두고 시장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공급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배럴당 120달러 선 돌파도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스라엘과 이란 양측의 추가 도발 여부에 따라 국제 유가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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