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반도체 업황 호조와 글로벌 증시의 훈풍에 힘입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힘찬 도약을 시작했다. 13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7.65포인트(0.81%) 상승한 4662.44로 개장하며 연초부터 이어온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전날 기록했던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인 4624.79를 단숨에 넘어선 수치로, 시장에서는 "1분기 내 5000선 진입"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상승의 주된 동력으로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 전망치 상향 조정을 꼽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폭증에 따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이익 모멘텀이 지수 전체를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는 연초 대비 10% 이상 상향 조정되며 주가 상승의 정당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환경 역시 국내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와 S&P500 지수가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된 점이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를 자극하고 있다. 아울러 미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 금리 인하 기대감이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관세 분쟁 등 대외 리스크가 일시적으로 완화된 점도 투자 심리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업종별로는 반도체뿐만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와 에너지 섹터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개최된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6'에서 공개된 로봇 기술력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며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해 원전 기업과 대규모 전력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원전 및 전력 설비 관련주들도 동반 급등하며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수 가담이 눈에 띈다. 연초 원화 가치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의 이익 성장세가 환율 변동성을 압도하면서 투자 자금이 증시로 대거 유입되고 있는 양상이다. 기관 역시 실적 가시성이 높은 대형주를 중심으로 순매수세를 유지하며 지수 하단을 탄탄하게 지지하고 있다.
다만 가파른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과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은 변수로 남아있다. 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이 일시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증권가 관계자는 이익 모멘텀이 확실한 반도체와 미래 신산업 섹터가 주도주 역할을 지속하고 있다며 당분간 지수의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코스피가 4600선을 안정적으로 돌파함에 따라 향후 증시의 시선은 5000선 고지 점령 시점에 쏠리고 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과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기대감 등 정책적 모멘텀이 더해질 경우 국내 증시의 재평가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