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과 무소속 강선우 의원을 둘러싼 각종 비위 및 "1억 원 공천 헌금" 의혹 수사가 경찰의 "봐주기"와 "역량 부족" 논란으로 얼룩지고 있다. 사건 초기부터 제기된 늑장 압수수색과 핵심 증거 확보 실패 사례들이 속출하면서,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비대해진 경찰의 수사 개시권과 종결권이 정작 권력층 앞에서는 무력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최근 김병기 의원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 6곳을 압수수색했으나, 수사의 핵심 단서로 지목된 대형 금고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김 의원의 보좌진 출신 제보자가 언급했던 약 1m 크기의 개인 금고는 이미 사라진 상태였으며, 확보한 아이폰 역시 비밀번호가 걸려 포렌식에 난항을 겪고 있다. 동작경찰서에서 서울청으로 사건이 배당된 후 첫 강제수사까지 약 2주의 시간이 소요되는 동안, 피의자들에게 증거를 인멸하거나 은닉할 충분한 시간을 벌어주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강선우 의원과 김경 서울시의원 사이의 "공천 헌금 1억 원" 수사 역시 부실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돈을 건넨 당사자인 김 시의원은 의혹이 불거진 직후 아무런 제재 없이 미국으로 출국했으며, 11일 뒤 귀국할 때까지 경찰은 신변 확보나 증거 보존에 실패했다. 특히 김 시의원이 체류 기간 중 텔레그램을 탈퇴하고 재가입하는 등 증거 인멸 정황이 뚜렷함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그의 실거주지에 대한 압수수색조차 누락하는 허점을 보였다.
더욱이 경찰은 김 시의원이 사용하던 업무용 노트북과 태블릿 PC의 존재를 압수수색 현장에서 파악하지 못하고, 뒤늦게 임의제출 형식으로 넘겨받았다. 해당 기기들은 서울시의회가 의원들에게 지급한 공적 비품으로, 기초적인 사실 확인만 거쳤어도 충분히 영장 범위에 포함해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던 증거물들이었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실수는 단순한 역량 부족을 넘어 수사 의지 자체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경찰은 강선우 의원 측에게 오는 20일 출석을 통보하고 김병기 의원에 대해서도 소환 일정을 조율 중이다. 두 의원은 각각 "결백하다"거나 "나중에 알게 되어 반환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이미 공개된 녹취록에서 강 의원이 김 의원에게 "살려달라"고 읍소한 정황과 김 시의원의 자수서 내용은 경찰의 해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번 수사는 경찰이 독립적인 수사 주체로서 권력형 비리를 성역 없이 파헤칠 수 있는지 가늠하는 중대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연일 쏟아지는 "늑장 수사"와 "증거 확보 실패"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서는 향후 소환 조사와 대질 심문에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확실한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