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대가로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무소속 강선우 의원이 20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지난해 말 김병기 의원과의 통화 녹취가 공개되며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과 관련해 강 의원이 수사 기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오전 9시경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한 강 의원은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있는 그대로 사실대로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며 "이런 일로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금품 수수 인지 시점 등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저는 제 삶의 원칙이 있고 그 원칙을 지키는 삶을 살아왔다"며 결백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강 의원은 지난 2022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지역구 공천 신청자였던 김경 서울시의원으로부터 1억 원을 수수한 뒤 뒤늦게 돌려준 혐의(정치자금법 및 청탁금지법 위반 등)를 받고 있다. 경찰은 강 의원을 상대로 김 시의원이 돈을 건넸다고 주장하는 카페 현장에 동석했는지, 그리고 금품 전달 사실을 실시간으로 인지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방침이다.
현재 이번 사건을 둘러싼 핵심 인물 3인의 진술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돈을 건넨 김 시의원은 최근 경찰 조사와 자수서를 통해 "카페에서 강 의원을 직접 만나 1억 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며 강 의원이 현장에 있었음을 명시했다. 특히 강 의원 측이 먼저 공천 헌금을 제안했다는 취지의 진술까지 더해지며 사건은 진실 공방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반면 강 의원은 자신의 전직 보좌관이자 사무국장이었던 남 모 씨의 사후 보고를 받고서야 돈의 존재를 알았고, 즉시 반환을 지시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금품 수수 과정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중간 전달책으로 지목된 남 씨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 "강 의원 지시로 차에 물건을 실은 적은 있지만 그게 돈인 줄은 몰랐다"고 진술하면서도, 강 의원이 주장하는 '반환 지시' 여부에 대해서는 모호한 태도를 보여 의혹을 키우고 있다.
경찰은 지난 11일 강 의원의 자택과 국회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해 확보한 통화 기록과 휴대전화 분석 자료 등을 토대로 진술의 신빙성을 따지고 있다. 특히 강 의원이 경찰의 아이폰 비밀번호 제공 요청에 협조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디지털 포렌식을 통한 물증 확보가 수사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정치권은 이번 소환 조사가 민주당 전반의 공천 비리 수사로 확대될지 주목하고 있다. 경찰은 강 의원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필요할 경우 김 시의원 및 남 씨와의 3자 대질 신문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 등 향후 신병 처리 방향은 이날 조사 내용과 물증 분석 결과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