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무소속 김병기 의원의 공천헌금 수수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현직 구의원과 제보자를 불러 대면 조사를 실시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오후 이지희 동작구의회 부의장과 전직 동작구의원 전 모 씨를 상대로 약 2시간 동안 대질 심문을 진행하며 금품 전달 경위를 추궁했다.
이번 조사는 공천헌금 제공 사실을 폭로한 전 씨와 전달책으로 지목된 이 부의장 사이의 엇갈리는 진술을 확인하는 데 집중됐다. 전 씨는 앞서 제출한 탄원서를 통해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동작구청 주차장에서 김 의원의 배우자에게 직접 1000만 원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전 씨는 총선이 끝난 뒤 이 부의장이 김 의원의 지역 사무실에서 해당 금액을 자신에게 다시 돌려줬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 부의장은 그동안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금품 전달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일관되게 부인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자 두 사람을 한 자리에 불러 구체적인 정황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수사팀은 당일 오후 수사대 사무실에서 전 씨와 이 부의장을 마주 앉히고 돈이 오간 장소와 시간, 당시 대화 내용 등을 상세히 대조했다. 이 과정에서 전 씨는 기존의 폭로 내용을 재차 강조했으나, 이 부의장은 관련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며 방어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김 의원은 전 씨를 포함해 또 다른 전직 동작구의원 김 모 씨로부터 총 3000만 원 상당의 공천헌금을 수수했다가 반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미 돈을 건넸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진술을 확보하고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김 의원 측은 관련 의혹이 불거진 직후부터 "사실무근"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제보자들이 구체적인 장소와 반환 시점까지 특정해 탄원서를 제출한 만큼 경찰은 참고인들의 진술 신빙성을 검토한 뒤 김 의원 본인이나 배우자에 대한 소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대질 조사 결과에 따라 수사의 향방은 크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금품 수수 의혹을 뒷받침할 객관적 물증 확보 여부가 관건인 가운데, 지역 정가에서는 공천권을 둘러싼 금전 거래 의혹이 수사기관의 칼날 위에서 어떤 결론을 맺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