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신임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첫 출근길에 이재명 대통령이 피고인으로 재판받는 사건의 공소취소 여부와 관련해 현재 진행 중인 진상조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차장검사는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 문제에 대해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 진상조사단에서 진상조사를 진행 중이어서 그 결과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검찰총장 자리가 공석인 만큼 이 차장검사는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게 된다. 검찰 수장 공백 상황에서 대검의 주요 업무를 총괄하고, 공소청 출범을 앞둔 조직 변화와 수사기관 간 협력 체계 정비 등 현안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차장검사는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이 대통령이 피고인인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송구스럽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발언은 해당 사건 수사 과정과 검찰의 수사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와 관련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차장검사는 당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절제된 수사, 품격 높은 ‘환부만 도려내는 수사’를 역대 총장이 강조했다”며 “그런 측면에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해 원론적으로 답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차장검사는 이날 취임 소감과 관련해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이어 “공소청이 인권보호기관으로 조기에 안착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며 “특히 사회적 약자와 범죄 피해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공소청은 검찰개혁 논의에 따라 기존 검찰 조직과 기능이 개편되는 과정에서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 차장검사는 공소청이 수사기관으로서의 권한 행사보다 인권보호와 공소 유지 기능에 무게를 둔 기관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검사 정원 감축 문제에 대해서는 현장 인력 부족을 이유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차장검사는 “일선 검사실이 600~700건의 미제 사건에 허덕이고 있고 실근무 인원은 상당히 부족한 상황”이라며 “법무부와 협의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 조직 개편과 함께 검사 정원을 줄이는 방안이 논의되는 가운데, 일선 검찰청의 업무 부담과 사건 처리 지연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다만 정원 감축의 구체적인 규모나 시행 시점에 대해서는 법무부와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중대범죄수사청과 경찰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수사 지휘 관계가 아닌 수평적 협력 체계를 강조했다. 이 차장검사는 “지휘체계에서 대등한 협력관계로 바뀌었기 때문에 업무협약을 비롯한 사전 협력체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평적인 관계가 국가기관 간 바람직한 관계”라고 밝혔다. 검찰과 경찰, 중대범죄수사청이 각자의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사건 이송과 공조, 자료 공유 과정에서 충돌을 줄일 수 있도록 사전 협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으로 이 차장검사는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 여부를 포함해 검찰의 과거 수사와 기소 과정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를 검토해야 한다. 동시에 검찰총장 공석 상태에서 공소청 출범과 검사 인력 문제, 중대범죄수사청·경찰과의 협력 체계를 조율해야 하는 만큼 취임 초기부터 주요 현안에 대한 판단이 이어질 전망이다.
백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