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거부를 두고 “사상 초유의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조 대법원장의 결정을 대통령과 대법원 사이의 권력 다툼으로 규정하고, 민주당이 탄핵과 권한쟁의심판, 국정조사, 특검 등 다양한 대응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23일 민주당 유튜브 채널 ‘민주당TV’에 출연해 조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구를 거부한 것과 관련해 “대법원장이 헌법과 법률을 무시하고 대통령과 권력 다툼 놀이를 하는 것은 유례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안에 대해 “내란적 성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가 단순한 인사 절차상의 이견이 아니라, 국가기관 간 권한 충돌과 헌정 질서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민주당의 판단을 밝힌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 당시 대법원의 입장과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시기의 사법적 상황도 함께 언급했다. 그는 “12월 3일 대법원이 명료한 입장을 취하지 못하고 내란 세력에 섰다고 보여지는 것”과 “대통령 후보로서 국민 지지를 받던 이재명 당시 후보를 사실상 죽이려고 했던 것” 등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조 대법원장의 이번 결정을 “진압된 내란 세력의 마지막 외톨이의 돌출 행동”이라고 표현했다. 김 대표는 이를 “내란 잔불 정리”라고 규정하며 조 대법원장에 대한 민주당의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에 대해 엄하고 단호하게 다루겠지만, 민생 중심의 기조를 흔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적 대응과 민생 정책을 분리해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추진 필요성이 제기되는 데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와 국민 설득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어제 생긴 일이기 때문에 본질에 대해서는 우리가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의 이해와 설명, 설득 과정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되는지 검토하는 한편, 국회 차원의 대응 방안도 살펴볼 방침이다. 김 대표는 권한쟁의심판 청구 가능성에 대해서도 여러 측면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조 대법원장의 업무추진비 문제 등이 거론되는 상황을 언급하며 “도덕적 자격에 하자가 있는 상태에서 헌법을 훼손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업무추진비 문제와 재제청 거부의 법적 연관성, 헌법 훼손 여부는 앞으로 별도의 검토와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다.
김 대표는 국회에서 조 대법원장을 상대로 질의하거나 국정조사를 추진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국회에서의 질의가 있을 수도 있고 국정조사도 있을 수 있다”며 “경우에 따라 특검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구에 대해 “요청을 정당화할 구체적인 헌법적 근거와 사유를 찾을 수 없다”며 “재제청 요청에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조 대법원장이 실질적인 협의 없이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대법관 후보자로 제청했다며 재제청을 요구했지만, 조 대법원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갈등이 공개적으로 표면화됐다.
이번 사안은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권과 대통령의 임명권, 대통령실과 사법부 사이의 사전 협의 범위를 둘러싼 논쟁으로 확산하고 있다. 민주당이 실제로 탄핵이나 국정조사, 권한쟁의심판 등 후속 절차에 착수할지, 또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에 대한 법적 판단이 어떻게 이뤄질지가 향후 핵심 쟁점으로 남았다.
김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