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멕시코가 7년간 이어온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을 마무리하고 후속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 원유와 핵심 광물 등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인공지능과 항공우주, 방산 분야로 협력 범위도 넓힌다.
멕시코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경제·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회담은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양 정상은 2000년 체결된 한·멕시코 투자보장협정을 개정하기로 합의했다. 투자보장협정은 상대국에 진출한 기업의 투자 자산을 보호하고, 투자와 관련한 분쟁 해결 절차 등을 규정하는 협정이다.
이 대통령은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개정 협정이 서명과 국회 비준 동의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 조속히 발효될 수 있도록 양국이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7년 동안 중단과 재개를 반복해 온 협상이 정상회담을 계기로 다시 진전된 것이다.
양국은 교역과 투자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간 무역협정 체결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멕시코 측과 관련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공급망 분야에서는 원유와 핵심 자원 확보를 비롯해 글로벌 산업 재편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양국 정부는 공급망 협력을 논의할 부처 간 대화 채널을 새로 출범시키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멕시코가 북미 시장과 연결되는 지리적 장점과 풍부한 자원을 갖춘 국가라는 점을 언급하며 한국의 산업 역량과 결합할 경우 양국 기업의 협력 기회가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셰인바움 대통령 역시 한국의 기술력과 멕시코의 전략적 입지를 결합하면 양국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산업, 항공우주 분야의 협력도 확대된다. 한국 정부와 기업은 오는 11월 민관 사절단을 구성해 멕시코를 방문할 예정이다. 사절단은 현지 산업계와의 협력 확대와 투자 기회 발굴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치안과 국방, 산업·기술 분야를 포함해 모두 17건의 협력 문건을 체결했다. 특히 멕시코가 군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한국산 경공격기 FA-50을 비롯한 방산 장비 수출 논의가 본격화할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투자보장협정 개정과 방산 수출은 각각 국내 비준과 사업 협의 등 후속 절차가 남아 있다. 정상회담에서 마련된 협력 틀이 실제 투자 확대와 계약 체결로 이어질지는 향후 실무 협상과 양국 기업의 참여에 달려 있다.
김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