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이 담합을 반복한 사업자에 대해 사업자 등록이나 허가를 취소하고, 일정 기간 영업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과징금 부과에 그쳤던 기존 제재 방식에서 벗어나 시장 참여 자체를 제한하겠다는 취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반복적으로 담합한 사업자의 등록·허가를 취소하거나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관련 법률을 정비할 계획이다. 운송·환경·안전 등 담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관계 부처와 법 개정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건설업과 공인중개업 등 일부 분야에는 담합이나 공정거래법 위반을 반복한 사업자를 시장에서 퇴출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돼 있다. 당정은 이 같은 제도를 담합이 빈번한 다른 업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적용 대상은 5년 이내 두 차례 이상 담합으로 제재를 받은 사업자 등이 거론된다. 버스·화물 운송업체와 폐기물 처리업체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가 우선 검토 대상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인 적용 기준과 처분 절차는 관계 부처 협의와 법률 개정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입찰 담합에 대한 제재도 강화된다. 현재는 입찰 담합이 확인된 경우 조달청이 국가계약법에 따라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가격이나 생산량을 조정하는 비입찰 방식의 담합에도 입찰 제한을 적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반복 담합 기업에 대한 자진신고 감면 혜택을 줄이는 방안도 함께 논의된다. 담합 사실을 자진 신고하면 과징금을 감면받을 수 있지만, 제재 이후 다시 담합한 사업자에 대해서는 감면 폭을 제한해 제도의 악용 가능성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공정위는 담합이 가격 상승과 경쟁 제한으로 이어져 소비자와 중소기업, 공공 발주기관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식품·물류·의약품 등 민생과 직결된 분야에서 발생한 담합은 비용 상승분이 상품 가격이나 공공사업비에 반영될 수 있어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다.
다만 등록 취소나 영업정지는 기업의 사업 기반을 직접 제한하는 조치인 만큼, 반복 위반의 기준과 처분의 비례성, 구제 절차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과제도 남아 있다. 제도 도입 과정에서 담합 억지력과 기업의 방어권을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기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