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경찰의 사건 조작이나 은폐 행위에 대해 현행보다 훨씬 무거운 징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찰의 수사 종결권 확대를 앞둔 만큼 수사 과정에서 발생한 중대한 비위에는 조직 차원의 강력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취지다.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최근 경찰이 사건을 조작했음에도 경징계에 그쳤다는 보도를 언급했다. 이어 “아예 경찰 일을 못 하게 한다든지 해임을 한다든지 이 정도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경찰 수사의 결과가 국민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했다. 억울한 피해를 입은 사람이 사건 조작으로 구제받지 못하거나,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와 가해자의 위치가 뒤바뀌면 당사자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피해가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경찰이 수사 종결권을 행사하게 되면 사건 처리 과정에 대한 외부 통제가 지금보다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한이 커지는 만큼 징계와 문책 기준도 과거와 같은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감찰 기능과 독립성의 강화도 중요하다”며 경찰 내부에서 비위가 발생했을 때 동료나 조직을 감싸는 방식으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수사기관 내부의 자체 감찰만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운 만큼, 감찰의 독립성과 실효성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또 수사권 확대에 따른 책임 체계도 주문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수사 종결권이 부여되면 수사 결과를 외부에서 바로 검증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수사가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진행되도록 하고 잘못된 수사를 바로잡는 교정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경찰 수사에 대한 통제 강화는 검찰 개혁과 형사사법 체계 개편 과정에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사안이다. 수사와 기소의 역할을 나누는 제도가 추진되면서 경찰의 사건 처리 권한은 커지는 반면, 수사 결과에 대한 사후 통제와 피해 구제 절차가 충분한지를 놓고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국무회의에서 총리실 산하에 경찰개혁위원회가 구성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경찰개혁위원회는 9월 말부터 10월 초 사이 출범할 예정이며, 경찰의 수사 공정성 확보와 감찰 기능 강화 등을 논의한 뒤 개혁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논의 결과를 국민에게 지속적으로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경찰개혁위원회가 사건 조작·은폐와 같은 중대 비위에 대한 징계 기준을 어떻게 정비할지, 감찰 독립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할 수 있을지가 주요 과제로 남았다. 특히 해임과 파면 등 중징계 기준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징계의 실효성과 경찰관의 절차적 권리를 함께 어떻게 조정할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기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