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시민들의 발이 묶였던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 방화 사건의 피의자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수많은 승객이 탑승한 달리는 열차 안에서 벌어진 방화라는 점에서 사회에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일, 현존전차방화치상 혐의로 60대 남성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씨는 전날 오전 8시 40분경, 김포공항행 5호선 열차가 여의나루역에서 마포역으로 향하던 중 미리 준비한 인화성 물질을 좌석에 뿌리고 불을 붙인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직후 열차 내부는 순식간에 유독가스와 연기로 가득 찼으나, 열차 기관사와 일부 승객들이 신속하게 객실에 비치된 소화기로 초기 진화에 나서면서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A씨를 포함해 승객 23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고, 129명은 현장에서 응급 처치를 받았다. 또한, 화재로 인해 전동차 1량이 일부 불에 타고 2량이 그을리는 등 약 3억 3천만 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사건으로 5호선 양방향 운행이 한동안 차질을 빚었다. 여의도역부터 애오개역까지 구간의 운행이 전면 중단되었으며, 마포역과 여의나루역은 열차가 서지 않고 통과하는 등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경찰은 현장에서 범인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여의나루역 승강장에서 들것에 실려 나오던 A씨의 손에 검은 그을음이 잔뜩 묻어 있는 것을 수상히 여긴 경찰관의 추궁 끝에 범행 일체를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최근 진행된 이혼 소송 결과에 불만을 품고 사회에 대한 복수심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과 도주 우려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2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